“구글이 개발한 기술 전체의 20~50%에 인공지능(AI)이 활용되고 있다. AI의 적용 영역은 헬스케어, 로봇 등으로 늘어날 것이다.”
제프 딘 구글 수석연구원은 지난 9일 구글의 AI ‘알파고’와 이세돌 9단의 바둑 대결에 앞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구글 인공지능의 다음 과제에 헬스케어 분야가 포함됐다”고 말했다.
구글이 개발 중인 헬스케어 관련 기술은 혈당 측정기, 건강 관리 플랫폼, 노화방지 치료제, 유전자 분석 등이다. 구글은 헬스케어 기술을 이용해 평소 건강상태와 적절한 대응방법을 알려주는 AI를 선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선다 피차이 구글 최고경영자(CEO)는 지난해 12월 한국에서 가진 토크콘서트에서 “예전에는 1년에 한번 건강검진을 했지만 앞으로는 매일 가능하다”며 “AI를 이용해 매일 몸 상태를 확인하는 헬스케어 시스템이 등장할 것”이라고 말했다.
① 실시간 혈당 관리
구글은 당뇨병 환자의 혈당을 측정하고 자동으로 관리방법을 알려주는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구글은 2014년 다국적 제약회사 노바티스와 눈물로 혈당을 재는 '스마트 콘택트렌즈' 시제품을 선보였다. 스마트 콘택트렌즈를 이용하면 피를 뽑지 않아도 실시간 혈당 수치를 확인할 수 있다.
구글의 생명과학 사업부 베릴리는 2014년부터 혈당측정기 개발 기업 덱스콤과 채혈(採血) 없이 혈당을 측정하는 센서도 개발 중이다. 사노피와는 당뇨병 관리 소프트웨어를 선보이기로 했다. 구글은 “당뇨병 환자에게 고통을 주지 않고 매일 정확한 혈당을 알려주는 기술을 연구 중”이라며 “AI가 환자 상태에 따른 적절한 관리 방법을 알려줄 수 있다”고 밝혔다.
② 건강관리법 안내
구글은 사람의 평소 생활습관을 학습해 비만을 예방하는 방법을 알려주는 AI를 선보인다. 구글은 2014년 안드로이드용 스마트폰을 이용한 건강관리 플랫폼 ‘구글 피트(Google Fit)’를 출시했다. 이 기술은 체중, 활동량, 체지방량 등을 측정하는 웨어러블 기기와 접목해 평소 건강 상태를 알려준다. 향후에는 비만 예방법을 알려주는 기술로 특화하기로 했다.
구글은 벤처기업 MC10과 작은 센서를 몸에 붙여 맥박수, 체온, 자외선 흡수량, 뇌 활동을 측정하는 ‘바이오스탬프’도 개발 중이다. 구글은 “헬스케어 사업은 건강관리 기기 판매가 목적이 아니다”라며 “컴퓨터가 실시간으로 건강관리를 위해 필요한 일을 알려주는 일상 서비스로 확대할 것”이라고 말했다.
③ 노화 방지 치료제 개발
구글은 노화의 원인을 규명하고 인간의 평균 수명을 150세까지 늘리는 기술 개발에 사활을 걸고 있다. 구글의 헬스케어 자회사 ‘캘리코’와 다국적 제약회사 애브비는 지난해 15억 달러(약 1조 5600억원)를 공동으로 투자해 미국 캘리포니아에 노화 방지 연구기관을 설립했다. 두 회사는 노화로 생기는 신경계 질환, 암 등의 예방법을 연구하고 있다.
캘리코는 “노화를 일으키는 세포를 탐지하고 노화를 막아주는 치료제도 개발할 계획을 갖고 있다”며 “이 때 대량의 환자 정보를 학습한 AI가 환자 개별 상태에 맞춘 치료제를 제시할 수 있다”고 밝혔다.
④ 유전자 분석 질병 예방
구글은 대량의 유전자 정보와 AI를 접목해 질병 예방법을 찾기로 했다. 구글은 2014년부터 유전자 정보와 질병 발생의 상관관계를 확인하는 ‘베이스라인(Baseline)’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이 연구는 175명의 건강한 성인의 유전자 정보를 수집해 ‘건강한 인체’ 기준을 마련한다. 그 다음 실제 환자들의 유전자 정보를 입력해 심장 질환, 뇌혈관 질환, 암 등 주요 질병이 발생할 수 있는 요인을 분석한다.
회사 측은 “환자들로부터 소변, 혈액, 타액(침), 눈물 등을 채취해 수천명의 질병 유전자 정보를 수집하고 있다”라며 “유전자 정보에 따라 개개인의 질병 예방법을 알려줄 수 있게 된다”고 설명했다.
⑤ 수술로봇 개발
구글은 수술 로봇에 수술 영상을 학습시키는 AI 기술 개발에도 나섰다. 구글의 지주회사 알파벳은 2014년부터 의료기기업체 존슨앤드존슨(메디칼사업부)과 수술 로봇을 개발 중이다. 수술 로봇은 환자의 질병 부위에 미세한 구멍을 뚫어 로봇 팔을 작동시켜 수술하는 장비다. 구글은 수술 로봇에 AI를 접목하면 의사들에게 정확한 수술 방법을 안내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세르게이 브린 알파벳 CEO는 “헬스케어에 AI를 적용하면 사람들이 병원에 가지 않고도 평소 건강관리와 질병 예방이 가능하다”라며 “환자는 안전하게 치료하고 의료비를 줄일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