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의 핵실험이 잠자고 있던 백두산의 분화를 유발할 가능성이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홍태경 연세대 지구시스템과학과 교수(사진)는 "북한의 핵실험 지진파를 분석한 결과 핵실험으로 인한 인공지진이 진도 7.0을 넘을 경우 백두산이 분화할 가능성이 있다"고 17일 밝혔다. 북한 핵실험이 백두산 분화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한 연구는 이번이 처음이다.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사이언티픽 리포츠' 최신호에 게재됐다.
연구팀은 북한 핵실험이 백두산 화산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했다. 1~3차 핵실험 자료를 활용해 과거 구소련 및 미국 등에서 이뤄졌던 핵실험 크기를 고려해 향후 보다 큰 규모의 핵실험이 북한에서 진행될 경우 백두산의 지표와 마그마가 있는 공간의 압력 변화를 계산했다.
홍태경 교수는 연구 결과를 통해 “진도 7.0 강도의 인공지진을 일으킬 만한 핵실험이 진행되면 최대 120킬로파스칼(kPa)의 압력이 가해지는 것으로 분석됐다”며 “이런 압력은 백두산 내부의 마그마가 있는 공간의 암석 구조와 마그마량에 따라 화산 분화를 유발할 수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핵실험으로 인한 인공지진이 발생할 경우 수직 파동인 P파가 먼저 도달하고 횡파인 S파가 나중에 도달한다. 지진파가 백두산 내부의 마그마가 있는 공간에 압력을 전달할 경우 마그마가 그 힘을 받아 압축했다가 팽창하면서 백두산이 폭발할 수 있다는 것이다.
지난 1월 북한의 4차 핵실험 때 발생한 인공지진은 기상청 분석 결과 진도 4.8이었다. 2006년 이뤄진 1차 실험 때는 진도 3.9, 2009년 2차 실험에서는 진도 4.5, 2013년 3차 실험에서는 진도 4.9의 인공지진이 발생했다.
홍 교수는 “백두산 내부의 마그마가 있는 공간을 좀 더 면밀하게 봐야 한다”며 “이번 연구는 백두산 화산이 북한 핵실험의 영향을 받을 수 있다는 사실을 과학적으로 입증했다는 데 의의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