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왼쪽 위부터 시계방향) 위메프 사옥, 쿠팡 로켓배송, 티몬 슈퍼배송, 위메프 로고.

소셜커머스 업계의 방문객 유치 경쟁이 후끈 달아오르고 있다. 지난해 줄곧 2위에 머물렀던 위메프가 올해 1월 방문자 수 1위에 등극, 소셜커머스의 강자 쿠팡을 뛰어넘었다. 쿠팡은 2014년 10월 이후 1년 3개월 동안 방문자 수 1위를 유지해왔으나, 이번에 타이틀을 내줬다.

방문자 수는 매출과 직결되는 중요한 지표다. 순방문자 수에 구매 전환율과 객단가를 곱한 것이 매출액으로 나타난다. 소셜커머스 업체들은 방문자 수를 늘리기 위해 사력을 다하고 있다.

◆ 위메프, 쿠팡 밀어내고 방문자 수 1위 등극

시장조사업체 닐슨코리안클릭은 위메프의 올해 1월 4~24일 방문자 수가 1366만명으로 소셜커머스 업체 가운에 1위를 차지했다고 밝혔다. 작년 내내 1위였던 쿠팡을 밀어냈다. 티켓몬스터(이하 티몬)는 3위를 유지했다.

쿠팡은 배송 전담직원인 쿠팡맨이 빠르게 물건을 배송하는 ‘로켓 배송’ 등을 앞세워 2014년 10월 이후 1년 3개월 동안 방문자 수 1위를 유지했다. 하지만 지난해 11월부터 방문자가 줄기 시작하더니 12월엔 1300만명대로 떨어졌고, 올해 들어 2위로 밀려났다.

2015년 하반기 소셜커머스 3사 모바일 순방문자 수 추이.

소셜커머스 업체의 주 무대인 모바일에서도 비슷한 일이 벌어졌다. 지난해 하반기 모바일 순방문자 수 추이를 살펴보면 10월을 기준으로 쿠팡의 순방문자 수가 빠르게 줄었다. 10월에 1063만명이었던 것이 12월엔 876만명으로 200만명 가량 감소했다.

반면, 위메프는 8월 이후 순방문자 수가 꾸준히 늘어 800만명대를 유지했다. 9월에 600만명대로 떨어졌던 티몬의 순방문자 수는 12월 777만명까지 회복됐다. 독주하던 쿠팡이 주춤하는 사이 위메프와 티몬이 빠르게 추격하는 양상이 펼쳐진 것이다.

◆ 가격·마케팅이 관건할인쿠폰 경쟁

방문자 수가 변한 것은 왜일까? 소셜커머스 업계에선 가격이 가장 큰 영향을 줬다고 분석하고 있다. 지난해 첫 구매 고객에게 쿠폰을 제공했던 쿠팡이 쿠폰 제공을 중단한 뒤 방문자 수가 줄었다는 분석이 나온다.

반면, 위메프는 지난달 대대적인 할인쿠폰 마케팅을 실시했다. 1만5000원 이상 첫 구매시 7500원을 할인해주는 쿠폰 등을 제공하자 가격 매력에 이끌려 방문자 수가 대거 늘었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위메프는 이 밖에도 마트 12종 쿠폰, 신규 회원 50% 할인쿠폰 등 적극적인 할인쿠폰 제공 전략을 펼치고 있다.

(왼쪽부터) 김범석 쿠팡 대표, 신현성 티몬 대표, 박은상 위메프 대표.

TV광고 등 마케팅 경쟁도 치열하다. 티몬의 경우 10월부터 대대적인 TV 광고와 생필품을 저렴하게 판매하는 ‘슈퍼 배송’ 서비스를 시작했다. 마케팅 효과에다 슈퍼 배송 서비스에 대한 좋은 평가까지 이어지며 이 기간 방문자 수가 확 늘었다.

한 유통업계 관계자는 “쿠팡의 자체 배송 서비스인 ‘로켓 배송’은 2014년부터 시행돼 최근의 방문자 수엔 큰 영향을 주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위메프와 티몬도 비슷한 배송 서비스를 실시하고 있으므로 가격이나 마케팅이 더 큰 영향을 줬을 것”이라고 말했다.

◆ 쿠팡, 로켓배송 불법시비 종결 부담 덜고 재도약 다짐

출혈 경쟁으로 소셜커머스 업체들은 수익에 적잖은 타격을 입고 있다.

플랫폼 장악을 위해 장기전이 펼쳐지면 적자 누적으로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장경석 KB금융지주 경영연구소 책임연구원은 “2014년 국내 소셜커머스 시장은 폭발적으로 증가했지만, 수익은 급감했다. 시장 선점을 위해 마케팅비를 과도하게 지출하고 있는 것으로 우려된다”고 말했다. 그는 다만 “외국계 자금 유치로 국내 소셜커머스 업체들은 장기적이고 지속 가능한 미래를 설계할 수 있게 됐다”고 했다.

소셜커머스 3사 실적.

쿠팡은 2014년에 1215억원의 손실을 기록했고 위메프와 티몬 역시 결손금 누적으로 완전자본잠식에 빠져 있다. 3사가 영업에서 적자를 보고 있지만 투자금을 바탕으로 버티고 있는 것이다. 지난해 쿠팡은 일본 IT기업 소프트뱅크로부터 10억달러(1조1000억원)의 투자를 유치했고, 티몬은 글로벌 투자사 콜버그크라비스로버츠(KKR) 컨소시엄으로부터 800억원을 투자 받았다. 위메프도 엔엑스씨(NXC)로부터 1000억원의 투자를 유치했다.

쿠팡은 최근 “로켓배송에 문제없다”는 법원의 판정을 받아 다소 부담을 덜었다. 배송혁신으로 이커머스 시장을 장악한다는 전략에 탄력이 붙게 된 것이다. 쿠팡은 2017년까지 1조5000억원을 투자, 전국에 21개 물류센터 설립한다는 목표를 세우고 있다. 법원은 “로켓배송의 위법성이나 이로 인한 택배사의 피해를 입증하기 어렵다”는 이유로 한국통합물류협회가 제기한 가처분 신청을 기각했다.

쿠팡은 “로켓배송의 위법성 논란은 종결됐다. 물류 협회가 향후 계속 로켓배송이 불법이라고 주장할 경우 강력히 대응할 계획”이라며 제도약을 다짐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