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SDS, JY(이재용) 프리미엄 사라지나?’
IT서비스회사 삼성SDS는 상장 초기인 2014년 11월 삼성그룹 지배구조 개편의 수혜주로 뜨거운 관심을 받았다. 이재용 삼성전자(005930)부회장(11.25%)을 비롯한 오너 일가가 19% 이상의 지분을 갖고 있어, 향후 기업가치가 높아질 것이라는 기대감이 있었다.
그룹의 핵심인 삼성전자(005930), 삼성물산(028260)과의 합병설도 끊임 없이 제기됐다. 해외·물류IT 사업을 기반으로 한 실적 개선도 예상됐다.
하지만 삼성그룹은 올해 1월 28일 “이재용 부회장이 삼성엔지니어링이 실시하는 유상증자에 참여하기 위해 삼성SDS 지분 2.05%(158만7757주)를 처분한다”고 밝혔다. 2월 2일 오후 시간외 매매(블록딜) 방식으로 지분매각이 마무리되면서 이 부회장의 삼성SDS는 지분은 9.2%로 낮아졌다.
투자자의 기대는 하루아침에 실망으로 바뀌었고, 삼성SDS의 주가는 요동치고 있다. 삼성SDS가 그룹 지배구조 개편에서 아무런 역할을 못하고 이 부회장의 자금줄에 그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삼성SDS의 운명은 어떻게 되는 것일까?
◆ 오너 지분매각 충격 ‘현대글로비스’ 따라갈까
주식시장에서는 이재용 부회장이 삼성SDS 지분을 여전히 보유하고 있지만, 예전만큼의 ‘프리미엄’을 기대하기는 어렵다는 분석을 내놓았다. 현대자동차그룹 내에서 삼성SDS와 비교되는 물류유통기업 현대글로비스(086280)는 지난해 2월 일감 몰아주기 규제(자산 5조원 이상의 대기업 총수가 상장 계열사의 지분을 30% 이상 보유한 상태에서 200억원 이상의 일감을 몰아주면 처벌)를 피하기 위한 오너 일가의 지분매각으로 주가가 급락했다.
당시 정몽구 회장과 정의선 부회장은 각각 4.8%와 8.59%의 현대글로비스 지분을 블록딜 방식으로 처분했다. 현대글로비스의 주가는 오너 일가의 지분 처분 전인 지난해 1월 30만원을 넘었지만, 투자심리 악화로 석달 만에 21만원까지 떨어졌다.
삼성SDS의 주가도 당분간 하락세를 피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시장 전문가들은 예상하고 있다. 이재용 부회장의 주식 처분 소식이 전해진 다음날인 1월 29일 삼성SDS의 주가는 15% 이상 하락했다. 2월 2일에도 주가가 4.26%가 하락, 21만원대까지 밀렸다. 2014년 11월 최고점(42만8000원) 대비 절반도 안되는 가격이다.
최남곤 유안타증권 애널리스트는 “이재용 부회장이 세금을 내고서라도 삼성SDS 지분을 팔아 삼성엔지니어링을 살리겠다고 한 것이 삼성SDS 주가에 충격을 줬다. 당초 시장에서는 삼성전자와 삼성SDS의 합병 시나리오를 기대했는데, 지금 상황에서는 현실성이 떨어져 보인다. 예전과 같은 주가 수준을 회복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 꺼진 불도 다시 보자…‘삼성SDS’의 역할 남아있다
이재용 부회장의 삼성SDS 주식 매각이 삼성엔지니어링을 살리기 위해 불가피한 성격이었다는 것을 감안하면 여전히 지배구조상의 역할은 남아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김영준 교보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이재용 부회장의 삼성SDS 지분이 2% 가까이 줄었지만, 여전히 지배구조 개편에서 이니셔티브(주도권)을 가지고 있다. 향후 삼성SDS 지분을 팔아 삼성전자 주식을 매입한다던지, 삼성SDS와 삼성물산의 합병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삼성그룹이 최종적으로 삼성전자의 지배력을 높이기 위해서는 삼성전자와 삼성물산의 분할합병을 추진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이 경우 오너 일가의 삼성물산 지분율을 지키기 위해 삼성물산의 시가총액을 지금보다 키워야 한다. 삼성물산의 덩치를 키우는데 삼성SDS가 활용될 수 있다는 것이다.
재계 관계자는 “삼성이 가지고 있는 지배구조의 청사진이 아직 명확하게 나오지 않았다. ‘3세 경영’ 체제를 공고히 하기 위해 궁극적으로 그룹의 핵심인 삼성전자의 지배력을 높여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