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어컨은 사시사철 거실 한구석 자리를 차지하지만 실제 사용하는 계절은 여름뿐이다. 게다가 한여름에도 비싼 전기료 걱정에 마음 놓고 틀지 못하는 경우도 많다.
LG전자는 12일 이런 문제점을 해결한 신제품 에어컨 22종을 공개했다. 생활가전 사업을 담당하는 조성진 사장은 제품 발표회에서 "에어컨에 공기청정기·제습기 기능을 통합해 사계절 사용할 수 있도록 하면서도 전력 소비량은 기존 제품보다 줄였다"며 "단순 냉방뿐 아니라 실내 공기 질을 사계절 쾌적하게 유지할 수 있는 제품에 대한 수요가 높아지는 점을 감안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신형 에어컨에는 사람의 위치를 감지할 수 있는 카메라를 달았다. 사람 수나 위치를 에어컨이 자동으로 파악해 찬 바람의 방향과 세기를 스스로 조절할 수 있게 한 것이다. 예컨대 거실과 부엌에 사람이 1명씩 있다면 거실 쪽으로는 약한 바람을 내보내고, 부엌 쪽으로는 멀리까지 도달할 수 있도록 강한 냉기를 보내준다. 사람이 1명만 있을 때는 바람구멍 2개 중 하나를 자동으로 닫아서 전력 소비량을 절반으로 줄여 주는 기능도 있다.
에어컨에 공기청정기·제습기 기능을 통합한 점도 특징이다. 공기청정 기능은 지름 1마이크로미터(100만분의 1미터) 이하의 '극초미세먼지'까지 걸러낼 수 있는 성능을 갖췄다. 하루 100리터(L)의 습기를 제거하는 제습 기능도 넣었다. 스마트폰을 사용해 집 밖에서도 에어컨을 작동시킬 수 있다. 스마트폰으로 실내 공기 상태나 전기 사용량, 필터 교체 시점 등을 확인하는 것도 가능하다.
여러 기능을 합치면서도 인버터(inverter)를 활용해 전력 소비량은 줄였다. 인버터는 에어컨이 약하게 돌아갈 때는 가속 페달을 살짝만 밟은 자동차처럼 모터 속도를 낮춰 주는 장치다. 일정한 속도로 켜졌다 꺼졌다를 반복하는 정속(定速) 모터에 비해 전력 사용량이 줄어든다. 조 사장은 "전기료 걱정 없이 1년 내내 냉방, 공기청정, 제습 기능을 쓸 수 있게 하겠다"고 말했다. 신제품 22종의 가격은 210만~650만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