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 인프라코어가 유난히 추운 겨울을 보내고 있다. 중국 발 태풍에 휘청이고 있다. 최악의 실적 난에 빠졌다.
8일 두산인프라코어는 구조조정을 선언했다. 사무직 희망퇴직, 임원 30% 감원, 브라질 공장 가동 중단에 들어간다.
손동연 두산인프라코어 사장은 “사업 정상화를 위해 불가피한 조치"라고 했다.
◆ 두산인프라코어 적자 눈덩이
두산인프라코어의 올해 실적은 참담하다. 매출액 1조7298억원, 영업이익 202억원, 당기순손실 2121억원(3분기 연결 기준)을 기록했다. 분기당 1000억원대이던 영업이익이 200억원대로 뚝 떨어졌다. 당기순손실은 더 심각하다.
올 3분기 누적 당기 순손실은 2465억원이나 된다. 1년이 다 지나지도 않았는데 2013년 한 해 당기순손실액(1009억원) 보다 두 배 이상 많다. 적자가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
신용등급은 A-에서 BBB+(한국신용평가)로 떨어졌다.
주가도 곤두박질쳤다. 2011년 3만원대에서 6370원(8일 종가 기준)으로 떨어졌다. 작년 주가에서 반 토막이 났다.
중국시장에 크게 물린 탓이다. 전체 매출의 70%를 차지하는 건설기계 부문 영업이익이 추락했다.
업계 전문가는 “중국시장에서 건설기계를 17만대 가량 팔다가 최근에는 5만대 정도밖에 팔지 못하고 있다"고 했다.
◆ “알짜 등 다 팔자”
돈줄이 마른 두산인프라코어는 눈물을 머금고 ‘알짜배기’로 평가되는 공작기계 사업부를 팔기로 했다. 10%대의 안정적인 영업 이익을 내는 사업이라 팔릴 가능성이 크다는 평가다. 애초 분할 매각을 생각하다 완전 매각으로 방향을 돌렸다.
현재 대만의 페어프렌드그룹(FFG), MBK파트너스, KKR, 모건스탠리, 스탠차드차타드 프라이빗에쿼티 등이 입질을 하고 있다. 성사되면 1조5000억원 가량의 현금을 확보해 급한 불을 끌 수 있을 전망이다.
최형희 두산인프라코어 부사장은 “2014년 이후 밥캣 소형 장비의 엔진공급 납품이 본격화되면서 엔진 사업 부문에서 안정적인 이익을 창출하고 있다. 유럽 등에서도 독보적인 시장 점유율을 바탕으로 시장 회복을 주도하고 있다”고 말했다.
최 부사장은 “사업적, 재무적 구조조정으로 수익과 재무 건전성을 강화하겠다"고 말했지만, 시장에서는 두고 봐야 한다는 시각이 우세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