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계사 조봉현(31)씨는 요즘 식당에서 밥값을 낼 때 지갑에서 신용카드를 꺼내는 대신 스마트폰을 '쓱' 내민다. 편의점에서 음료수를 사고, 택시 요금을 결제할 때도 마찬가지다. 지난달부터 '삼성페이'를 사용하면서 생긴 변화다. 삼성페이는 자신의 신용카드 정보를 저장해둔 스마트폰을 매장의 카드 결제기에 갖다 대면 바로 요금이 치러지는 간편 결제 서비스다. 조씨는 "슬리퍼 끌고 집 근처에 물건 사러 갈 때도 두툼한 지갑을 챙길 필요가 없어 편리하다"고 말했다.
조씨처럼 '지갑이 필요 없는 소비 생활'을 즐기는 사람이 100만명을 넘어섰다. 삼성전자는 지난 8월 20일 국내에서 첫 서비스를 시작한 삼성페이 가입자가 두 달 만에 100만명(10월 24일 기준)을 돌파했다고 25일 밝혔다. 플라스틱 카드 대신 삼성페이로 결제하는 건수는 하루 10만건, 금액은 하루 20억원 이상이다. 누적 결제액은 1000억원을 넘어섰다.
삼성페이는 갤럭시 노트5, 갤럭시 S6, S6엣지, S6엣지플러스 등 올해 출시된 삼성전자의 최신 스마트폰 4개 기종에서만 사용 가능하다. 그런데도 사용자가 폭증했다. 비결은 뭘까. 신용카드를 쓸 수 있는 곳이면 백화점이나 대형 마트, 편의점뿐만 아니라 재래시장과 동네 구멍가게, 분식점 등 어디서나 손쉽게 사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현재의 신용카드는 카드 결제기에 긁으면 뒷면의 마그네틱(magnetic·자석) 띠 안에 담긴 정보가 결제기에 전달돼 대금이 치러진다. 국내 카드 가맹점의 95%가 이런 결제기를 사용한다. 삼성페이는 스마트폰에 자기장을 발생시키는 코일을 심어놓고, 스마트폰을 결제기에 갖다 대면 마그네틱 신용카드를 긁는 효과가 나도록 한 것이다.
하지만 미국에서 서비스 중인 애플의 '애플페이'와 구글의 '안드로이드페이'는 근거리무선통신(NFC)이라는 기술이 적용된 신형 결제기에서만 사용할 수 있다. 교통카드에 쓰는 기술이 바로 NFC다. 하지만 신형 결제기를 비치한 가게는 한국과 미국 모두 10% 안팎에 그치고 있다.
삼성페이는 마그네틱 결제기와 신형 결제기 모두에서 사용 가능하다. 9월 28일 미국에서도 서비스를 시작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대부분의 가게에서 쓸 수 있는 삼성페이가 애플페이보다 더 편리하다"고 보도했다.
국내에서는 '페이코 티머니'(NHN엔터테인먼트), 'SSG페이'(신세계) 등도 편의점이나 백화점 등에서 지갑 대신 스마트폰으로 요금을 치르는 간편 결제 서비스를 하고 있다.
입력 2015.10.26. 03: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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