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올해 하반기 들어 인도 스마트폰 시장에서 점유율(판매량 기준) 40%를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시장 포화 상태에 도달한 선진 시장에서 벗어나 신흥국 시장 공략을 강화하고 있는 삼성전자의 전략이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는 평가다.

인도 타임즈오브인디아는 15일(현지시각) 삼성전자 고위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이 회사가 지난 8월 인도 스마트폰 시장에서 41.6%의 점유율을 차지했다고 보도했다. 같은 기간 인도 내 3만루피(약 52만원) 이상 프리미엄 스마트폰 시장에서 삼성전자의 점유율은 48.9%를 기록했다.

올해 8월 기준으로 삼성전자의 인도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은 41.6%(판매량 기준)를 기록했다.

그동안 삼성전자(005930)는 인도 스마트폰 시장에서 30% 중후반대의 점유율을 기록해왔다. 회사 측에 따르면 올해 7월 이후부터 점유율 40%를 넘어섰다. 아심 와르시 삼성전자 인도법인 상무는 “인도 시장 점유율을 끌어올리기 위해 저가와 고가 스마트폰 모델을 다양하게 준비했다”면서 “삼성 제품들이 모든 가격대에서 좋은 실적을 거두고 있다”고 말했다.

2010년 이전까지만 해도 인도 스마트폰 시장은 핀란드 노키아의 텃밭이었다. 노키아 제품의 2009년 인도 시장 점유율은 약 60%였다. 그러나 삼성전자가 구글 안드로이드 운영체제(OS)를 탑재한 갤럭시 시리즈를 들고 인도 시장에 뛰어들면서 상황이 바뀌었다. 당시 삼성전자는 5900루피(10만원)에서 3만6500루피(63만5000원) 사이 가격의 중저가 스마트폰들을 인도 시장에 출시해 노키아의 점유율을 빼앗기 시작했다.

인도 시장에서 자신감을 얻은 삼성전자는 올해 1월 30만원대 중저가 스마트폰 갤럭시 E5와 E7, A3와 A5 등 4종을 인도 뭄바이에 출시했다. 또 같은 달 인텔, 리눅스재단과 공동 개발한 모바일 OS ‘타이젠’을 탑재한 스마트폰 ‘Z1’을 인도, 방글라데시, 스리랑카 등 남아시아 3개국에 내놨다.

Z1은 출시 5개월 만인 지난 6월 판매량 100만대를 돌파했다. Z1은 올해 1∼5월 인도의 100달러(약 11만원) 미만 스마트폰 시장에서 단일 모델로는 가장 많이 팔렸다. 삼성전자는 7월 인도 벵갈루루에서 열린 타이젠 개발자 회의에서 Z1의 후속 모델인 Z3를 연내 출시하기로 한데 이어 이달 14일 인도 구르가온에서 Z3 공개 행사를 개최했다.

삼성전자는 자체 개발한 ‘타이젠’ 운영체제를 탑재한 첫 번째 스마트폰 ‘Z1’을 올해 1월 인도 등 남아시아 3개국 시장에 출시해 좋은 반응을 얻었다.

스마트폰 제조업체 관계자들은 삼성전자가 미국 애플 뿐 아니라 신흥 강자로 떠오른 중국 업체들과의 경쟁에서 우위를 차지하려면 인도 시장을 반드시 장악해야 한다고 말한다. 한 업계 관계자는 “인도는 전세계에서 두 번째로 많은 12억명의 인구가 거대한 소비 시장을 형성하고 있다”며 “방글라데시, 스리랑카 등 남아시아 진출을 위한 전략적 요충지 역할도 한다”고 밝혔다.

특히 인도는 포화 상태에 이른 중국 시장을 대체할 신흥 시장으로 각광받고 있다. 미국 시장조사업체 가트너에 따르면 올해 2분기 중국내 스마트폰 판매량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 줄어 처음으로 감소세로 돌아섰다. 앤슐 굽타 가트너 책임연구원은 “스마트폰을 처음 구매하는 중국인보다 쓰던 제품을 새 제품으로 교체하는 중국인이 더 늘고 있다”고 분석했다.

화웨이, 샤오미, 레노버 등 중국 스마트폰 제조업체들의 급부상도 삼성전자가 인도 시장 공략에 공을 들이는 이유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가 14일 발표한 올해 3분기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 현황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24.6%의 시장 점유율로 1위를 차지하고 있지만 중국 업체들의 거센 추격에 밀려 점유율은 지난 2분기(26.7%)보다 하락했다.

반면 화웨이의 시장 점유율은 2분기 7.5%에서 3분기 8.4%로 올랐다. 레노버의 점유율도 같은 기간 5.2%에서 5.7%로 증가했다. 트렌드포스는 “올해 3분기 중국 스마트폰 제조업체들의 출하량은 총 1억5000만대로 전(前) 분기보다 16.3% 늘었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