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철강 선두주자인 포스코가 일본 철강업체인 신일철주금(구 신일본제철)에 '방향성 전기강판' 제조 기술 관련 영업비밀 및 특허 침해에 대한 합의금으로 300억엔(약 3000억원)을 지급하기로 했다.
자본시장업계에서는 신일본제철과의 소송 취하 합의로 3000억원가량의 영업외손실이 발생하게 되면서 포스코가 3분기 당기순손실로 돌아설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신일본제철은 미국 뉴저지법원 등지에서 제기한 포스코에 대한 모든 소송을 취하하기로 했다.
포스코는 30일 “일본 동경지법, 미국 뉴저지 법원, 한국 대구지법 등에서 제기된 소송 일체를 취하하기로 신일철주금과 합의했다”고 밝혔다.
포스코의 합의금 규모는 국내 기업이 외국 기업의 영업비밀 침해와 관련해 지급한 금액으로는 최고 수준이다. 종전 최고 금액은 지난 5월 코오롱이 합성섬유 아라미드의 영업비밀 침해로 미국 화학업체 듀폰에 지급한 2억7500만달러(2860억원)다.
신일철주금은 지난 2012년 4월 포스코가 자사의 퇴직사원을 고문으로 채용해 방향성 전기강판 제조기술을 빼돌렸다며 일본 도쿄지방법원에 영업비밀 및 특허 침해 소송과 함께 약 1조원 규모의 손해배상을 청구하고 미국 뉴저지주 연방법원에도 유사한 소송을 제기했다.
포스코는 이에 맞서 2012년 7월 대구지방법원에 채무부존재 소송을 내고 같은 해 9월 미국 특허청과 2013년 4월 한국 특허심판원에 특허무효 심판을 청구해 관련 소송이 진행 중이었다.
포스코 관계자는 전략적 제휴 관계인 신일철주금과 법적 분쟁을 계속하는 것보다는 협상으로 마무리하는 것이 회사의 장기적인 사업 가치를 높이는 것에 유리하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포스코 안팎에서는 신일철주금에 합의금으로 지출할 3000억원가량을 3분기 영업외손실로 반영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있다. 이는 지난해 당기순이익(5566억원)의 절반 이상이다. 올해 1분기와 2분기 당기순이익(연결기준)이 각각 3352억원과 1173억원에 그쳤다는 점을 감안하면 포스코의 3분기 실적이 적자로 전환될 가능성도 크다.
30일 포스코 주가는 전날보다 3500원(1.75%) 밀린 16만8500원까지 떨어졌다. 증권업계에서는 3분기 포스코가 약 500억원가량 당기순손실을 기록하며 적자전환할 것으로 보고 있다.
김미송 IBK증권 연구원은 "3분기 영업이익은 원가 절감 노력의 결과 시장 예상을 상회할 전망이지만 영업외손실로 원화 약세에 따른 외화환산손실 4000억원, 포스코플랜텍 관련 대손충당금 1000억원, 신일본제철 전기강판 특허침해 소송 합의금 3000억원이 반영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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