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균 4500만원 정도는 P(프리미엄)가 붙었어요. 아직 전매제한이 풀리지 않아 분양권 거래가 불법이긴 하지만 알음알음 어떻게든 사고 팔아요.”

경기 화성시 동탄신도시가 최근 수도권 신규 분양 시장에서 폭발적인 청약 인기를 끌면서 분양권 시장도 뜨거워졌다. 외지인들 중에서도 단기 시세차익을 보기 위해 분양권 시장을 기웃거리면서 거래 허가전 분양권까지 손바뀜이 일어나고 있다.

동탄2신도시에 조성된 중앙공원의 모습. 주민들이 이용할 수 있을정도로 완성돼 있고 공원 너머로 아직 조성중인 동탄2신도시 업무·상업지역이 보인다.

16일 찾은 동탄2신도시는 대부분 완성된 신도시 모습을 갖추고 있었다. 동탄2신도시 청계동 쪽으로는 중앙공원이 완성됐고 초등학교와 중학교들도 개교했다. 중앙공원을 중심으로 대부분의 아파트가 입주했고, 단지 인근의 일부 상가 건물들도 막바지 공사를 진행 중이었다.

◆ 프리미엄 1억원 넘은 단지 수두룩…분양권 불법거래도 성행

동탄2신도시 아파트 시세는 가구수 구성과 학교와의 거리, 역세권 정도에 따라 가격이 천차만별이다. 전용면적 84㎡의 경우 가구수가 적은 단지는 3억5000만~3억7000만원, 대단지면서 학교와 가까운 아파트는 3억8000만~4억3000만원에 시세가 형성돼 있다. 동탄역과의 거리도 시세에 영향을 미친다.

동탄2신도시 아파트 단지 내 상가에 들어선 공인중개사무소 전경.

H공인 관계자는 “분양 당시에 분양가가 2억원 후반에 형성된 곳이 대부분이었고 3억원을 넘더라도 확장비용을 포함해 3억2000만원이 넘는 곳은 드물었다”며 “일부 대형 건설사 브랜드이거나 학교와 접한 단지 등은 분양가에 비해 1억원이 넘게 호가가 오른 곳이 꽤 된다”고 말했다.

동탄2신도시 매매가격은 동탄1신도시 매매가격을 추월했다. 부동산114 시세자료를 살펴봐도 화성시 청계동은 3.3㎡당 1207만원인 반면 동탄1신도시 지역인 반송동은 3.3㎡당 1072만원에 그친다. 전셋값은 동탄1신도시가 높지만 매매가격은 이미 동탄2신도시가 추월한 상태다.

아파트 가격이 오르면서 투자수요도 증가했다. 불법 전매 거래도 이뤄지고 있다. 인근 공인중개사들은 최근 분양권 거래를 알아보러 오는 사람들이 많고 실수요자들도 많이 접근한다고 말했다. 현지 중개업계 관계자들은 일부 투자자들이 전매제한이 풀리지 않은 분양권까지 찾으면서 불법 전매 거래도 이뤄지고 있다고 전했다. 울트라아파트(공무원분양), 반도유보라 5, 6차 등이 주요 거래대상인데 모두 전매제한 기간이 풀리지 않은 곳이다.

D공인 관계자는 “반도유보라나 울트라아파트 등에는 4000만~4500만원 정도 프리미엄이 형성돼 전용면적 59㎡는 3억원 초반, 84㎡는 3억원 후반을 호가한다”며 “입주 후 가격이 더 오를 것으로 보는 투자자들이 많고, 전세 세입자 중에서 미리 사놓은 경우도 많다”고 말했다.

◆ “전세 재계약시 5000만원 오를듯”…분양권 매수문의 활발

입주를 시작한 동탄2신도시에는 막바지 공사가 한창 진행중인 곳도 있다.

투자자들이 분양권 매수에 나서는 이유는 프리미엄을 주고 분양권을 사더라도 이미 입주한 아파트 호가보다 2000만~3000만원 정도 낮기 때문이다. 현재 가격과 상관없이 앞으로 가격이 더 오를 것이라고 내다보는 투자자들도 분양권에 관심을 두고 있다.

중개업자들은 세입자들에게 분양권 매입을 추천하기도 한다. 동탄2신도시의 전용면적 59㎡짜리 아파트 전세금은 대부분 대부분 2억~2억3000만원 선에 시세가 형성돼 있다. 공인중개사들은 2년 후 재계약시 전셋값이 5000만원 이상 오를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아파트 매매가보다 조금 싼 분양권 매입을 권하는 것이다.

동탄2신도시 내 학교들도 대부분 개교했다. 초등학교 학생들이 방과 후 학교 문을 나서고 있다.

G공인 관계자는 “올해는 입주 물량이 대거 몰렸지만 재계약이 이뤄지는 시점에는 물량이 절대적으로 부족해 전세금이 크게 오를 것”이라며 “2년 후면 동탄1신도시만큼 편의시설도 갖춰지고 새 아파트인 만큼 가격이 더 오를 것으로 보여 차라리 분양권 매수를 추천하는 편”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동탄2신도시에 입주 및 분양 물량이 10만 가구가 넘어가므로 분양권 투자가 위험할 수도 있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현재 이뤄지고 있는 분양권 거래가 큰 이득을 못 보고 자칫 손해를 볼 수 있는 ‘폭탄돌리기’가 될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안명숙 우리은행 고객자문센터장은 “동탄2신도시 자체 물량도 많지만 수도권 지역 전반적으로 입주예정 물량이 많은만큼 무조건 가격이 오를 것이란 예상은 금물”이라며 “매수 시점에 따라서 오히려 손해를 볼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