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한화 등 3~4개 증권사에 포지션 한도 위반 이유로"
증권사들 "눈치보여 예전만큼 H지수 ELS 발행 어려울 것"
홍콩 금융당국이 지난달말 삼성증권, 한화투자증권 등 3~4개 증권사에 선물옵션 포지션 한도 위반을 이유로 홍콩항셍중국기업지수(HSCEI, 이하 H지수) 선물옵션 보유고(포지션)를 축소하라고 통보한 것으로 2일 확인됐다.
홍콩 금융당국은 증권사 각각에 기준치를 제시했으며, 이행 계획도 밝히라고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 증권사는 장외 매매를 하면 된다는 입장이지만 홍콩 금융당국이 예의주시하는 상황인 만큼 H지수 기반의 주가연계증권(ELS) 발행은 위축될 전망이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홍콩 금융당국이 국내 증권사들에 H지수 선물옵션 보유고 규모가 규정을 위반한 상태라며 청산하라고 지시했다"면서 "어떻게 줄일 것인지에 대해서도 소명하라고 해서 설명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증권사 관계자는 "홍콩 당국이 국내 증권사의 보유고가 과다하다고 판단한 것으로 안다"고 설명했다.
국내 증권사들이 H지수 선물옵션을 대량으로 보유하게 된 것은 ELS의 인기 때문이다. ELS는 기초자산의 가격이 50% 이상 급락하지 않으면 연 10% 안팎의 이자를 지급하는 파생상품이다. H지수는 변동성이 크고 선물옵션 매매가 활발해 국내 증권사들이 ELS의 기초자산으로 많이 활용한다.
증권사들은 ELS 판매 이후 헷지를 위해 해당 기초지수와 관련한 선물옵션을 매수해야 한다. 국내 증권사들은 H지수 선물을 대량으로 보유한 이유다.
금감원에 따르면 H지수를 기초지수로 발행된 ELS는 6월말 잔액 기준 36조3000억원에 이른다. 국내 증권사들은 이 규모와 비슷한 수준으로 H지수 선물옵션 롱포지션(매수) 계약을 보유 중이다. 36조원은 H지수 선물시장의 최근 1년간 평균 미결제약정금액 22조6000억원의 160.3%에 해당하는 수치다. 추후 H지수가 급락해 국내 증권사들이 이 물량을 한꺼번에 청산할 경우 H지수는 추가 폭락할 수 있다.
홍콩 금융당국이 국내 증권사의 H지수 선물옵션 보유고를 줄이라고 한 만큼 H지수를 기반으로 한 ELS 발행은 줄어들 가능성이 커졌다. 국내 금융당국도 H지수를 기반으로 한 ELS 발행을 줄이라고 한 상태다.
김학수 금융위 자본시장국장은 "H지수 쏠림 현상이 심각해 되도록이면 자율적으로 줄이기를 희망한다"면서도 "상황이 나아지지 않을 경우 6개월 발행 금지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일단은 외국의 다른 투자자들에게 장내 계약은 넘기고 장외에서 건네받고 있는 상황"이라며 "수수료 등 발행 비용이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또 "당장은 큰 문제가 없지만 홍콩 당국이 예의주시해서 지켜보고 있는 상황인 만큼 눈치가 보일 수밖에 없다"면서 "예전만큼 대량으로 발행하긴 쉽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ELS 정보 제공업체 올댓ELS에 따르면 2일 기준으로 시중에서 판매 중인 130개 원금비보장 지수형 ELS 중 H지수를 편입하지 않은 ELS는 38개 상품 뿐인 것으로 나타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