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대 남성이 동년배 여성보다 드라마 검색을 더 많이 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드라마=여성 전유물'이라는 과거의 통념과는 정반대 결과다. 저도주(低度酒)·인테리어 등 여성에게 더 친숙할 것 같은 분야도 남성이 더 많은 관심을 갖고 검색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제일기획의 빅데이터 분석 전문 조직인 제일DnA센터는 20일 "올 3~7월 20~49세 패널 7000명을 대상으로 PC와 모바일 검색어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30대 남성이 드라마와 관련해 검색한 결과는 모두 6145건으로 같은 기간 30대 여성 패널의 검색량(4297건)을 크게 앞섰다"고 밝혔다. 특이한 점은 여성의 경우 드라마 관련 검색어의 80% 정도가 배우나 캐릭터 등에 집중된 반면 남성은 줄거리, 광고 영상, 드라마 음악 등으로 검색 대상이 다양하다는 사실이다. 인테리어와 관련해서도 남성 전체의 검색량이 여성을 소폭 웃돌았다. 제일기획 관계자는 "여성들은 학생방, 거실과 같은 공간이나 매장 정보 등 실용적인 측면에서 접근했지만, 남성들이 주로 검색한 키워드는 DIY, 소품 등 취미와 연결되는 것이 많았다"고 말했다. 여성들을 겨냥해 출시한 '저도주'도 남성이 6대4 정도로 여성보다 더 많이 검색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와 관련해 사회 분위기 변화가 드라마, 인테리어, 패션 등에 대한 남성들의 관심을 자극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곽금주 서울대 교수(심리학)는 "지금 20~30대는 가정에선 엄마의 영향이 커지고 학교에서도 여자아이들의 능력이 두드러지기 시작한 때에 어린 시절을 보냈다"며 "남성들도 예전 세대보다 더 예민하고 여성적인 측면이 많아졌다"고 말했다.
현실적인 문제도 영향을 끼쳤다는 지적이 나온다. 지현탁 제일DnA센터장은 "자녀 교육, 주거비 등에 지출이 많은 30대 남성의 경우 외부 활동보다는 드라마 시청 등을 통해 여가(餘暇)를 보내는 경우가 많은 것으로 보인다"며 "이런 결과를 바탕으로 기업들은 고정관념에서 벗어나 새로운 시장 기회를 찾는 적극적인 노력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