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버리지비율 통해 ELS 총량 관리…SPC나 특별계정으로 ELS 발행안 마련

금융위원회가 올해 상반기에만 60조원 이상 팔린 주가연계증권(ELS)·파생결합증권(DLS)에 대한 리스크 관리에 착수했다. 홍콩항셍차이나기업지수(HSCEI) 등 일부 기초지수로의 쏠림 현상을 억제하고 레버리지비율을 통해 총량도 관리키로 했다. 또 특수목적회사(SPC)나 특별계정 형태로 ELS를 발행해 증권사의 건전성에 문제가 생겼을 때도 투자자들이 피해를 보지 않도록 하는 방안이 마련된다.

13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위는 이달 내 ELS 발행 제한과 특정 기초자산으로의 쏠림현상 억제, 증권사 건전성 강화, 투자자 보호 등을 담은 종합적인 파생상품 규제안을 발표할 계획이다.

금융당국이 가장 우려하는 것은 HSCEI 등 일부 기초지수로만 지수형 ELS를 발행하는 행태다. 유안타증권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ELS 발행액 47조197억원 중 83.2%가 해외지수형 ELS였고, 이 가운데 HSCEI와 유로스톡스50, S&P500, 코스피200 등 4개 지수 중에서 발행된 경우가 97%에 달했다.

금감원의 한 관계자는 "ELS를 발행한 뒤 헤지(위험관리)하려면 발행 자금 중 일부로 해당지수에 롱포지션(매수)을 가져가야 하는데 HSCEI의 경우 롱포지션을 가져가는 물량이 전체 시가총액(HSCEI 구성종목 50개)과 비교해 우려되는 수준"이라며 "오죽하면 홍콩 금융당국에도 이에 대해 주의하라고 전달했을 정도"라고 설명했다.

금융위는 그러나 HSCEI, 유로스톡스50 등 일부 지수로의 쏠림을 막기 위한 세부적인 방안은 확정짓지 못했다고 밝혔다. 증권사 스스로 특정지수만 편입하지 않도록 자율 관리하도록 방안을 고심 중이다.

ELS 규모는 증권사의 레버리지비율 적용으로 서서히 줄여나갈 방침이다. 내년 레버리지비율이 도입되면 자기자본과 비교해 1100% 내에서만 부채를 일으킬 수 있다. 이 기준이 적용되면 대형증권사 중 일부는 자본을 확충하지 않는 이상 ELS를 발행할 수 없다.

또 증권사들이 특수목적회사(SPC)를 설립하거나 특별계정 형태로 ELS를 발행하게 하는 방안이 마련된다. 투자자 보호를 위해서다. 금융당국에 따르면 현재 증권사들은 ELS 발행 자금을 부동산에 투자하는 등 헤지(손실 방어) 외 다른 목적에 사용한 경우가 많았다.

증권사들은 지수형 ELS를 발행하면 절반 정도를 해당 기초자산 관련 파생상품에 투자하고 나머지는 국고채 등을 담는데, 기존에 이미 보유하고 있던 국고채를 옮겨놓고 다른 목적으로 ELS 발행자금을 사용한 사례가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당국의 한 관계자는 "ELS 판매대금은 헤지로만 써야 하지만 교묘히 법을 어기는 사례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따라 금융당국은 SPC나 특별계정 형태로 ELS를 발행하고 확실히 헤지하도록 유도할 계획이다. 또 ELS 발행자금이 따로 관리돼야만 추후 증권사의 건전성이 취약해졌을 때도 ELS 투자자들이 보호될 수 있다는 게 금융당국 입장이다. 금융위의 한 관계자는 "현재 자본시장법상으로는 증권사가 파산할 경우 ELS 투자자는 회사채 투자자들과 같은 입장이 된다"면서 "ELS 투자자를 따로 보호하는 방안을 고심 중"이라고 설명했다.

올해 상반기 자산가들 사이에서 인기를 끌었던 절대수익추구스왑(ARS, 롱숏 ELB)은 법적으로 발행을 금지하는 방안이 논의되고 있다. ARS는 원금을 보장하고 투자금을 모집한 뒤 투자자문사가 구성한 포트폴리오대로 투자하는 파생상품이다. 금감원은 ARS가 집합투자업 침해 소지 등 관련 법규와 충돌하는 부분이 있어 발행을 제재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