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년간 매년 2000만원 한도로 가입하면 수익 200만원까지 세금이 없는 한국형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Individual Savings Account)가 내년 초 출시된다. 근로·사업소득이 있으면 나이·소득에 상관없이 누구나 가입할 수 있기 때문에 저금리·저성장 시대의 강력한 자산관리 수단으로 떠오를 전망이다. 문성필 한국투자증권 상무는 "ISA는 저금리·고령화를 우리보다 먼저 겪은 영국과 일본에서 큰 성공을 거둔 제도로, 예금·펀드·주가연계증권(ELS) 등 다양한 상품에 세제 혜택을 주기 때문에 잘 활용하면 매우 효과적인 세(稅)테크 수단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일본·영국과 달리 주부나 은퇴 생활자 등과 같이 소득이 없는 사람의 가입은 제한되며, 총수익 200만원까지만 비과세되고 200만원 초과분에 대해서는 세금(9.9% 분리과세)을 내야 해서 다소 아쉽다는 지적도 있다. ISA와 관련된 궁금증을 문답 형식으로 알아본다.

―ISA(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란.

"예·적금과 펀드, 주가연계증권(ELS), 상장지수펀드(ETF) 등을 한 계좌에 담아 통합 관리하면서 비과세 혜택까지 챙길 수 있는 금융상품이다. 연간 납입한도는 2000만원으로, 종전 절세상품(재형저축 1200만원, 소장펀드 연 600만원 등)에 비해 크게 늘어났다. 연간 한도 내에서 투자금을 넣으면, 다양한 금융상품에 가입하고 수시로 갈아탈 수 있다. 생계형저축·재형저축 등과 같은 기존 비과세 상품은 개별 금융상품에 대해서만 혜택을 주었는데, ISA는 계좌 단위로 비과세 혜택을 챙겨준다. 연봉 5000만원 이하와 같은 조건이 없어 종전에 비해 조건이 훨씬 완화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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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입 조건은.

"전년도에 근로소득과 사업소득이 있으면 누구나 가능하다. 다만 소득이 전혀 없거나, 혹은 1년 금융소득이 2000만원이 넘는 자산가는 제외된다. 국세청 홈텍스에서 ISA 전용 소득확인 증명서를 발급해 줄 예정이다. 이 서류를 들고 ISA 취급 금융회사(은행·보험·증권사)에 찾아가면 된다. 전년도 소득이 없는 신입사원은 회사에서 원천징수 확인서를 추가로 발급받으면 된다."

―납입 한도와 가입 기간은.

"매년 2000만원씩 5년간, 총 1억원까지 가입할 수 있다. 기존 재형저축, 소장펀드 가입자는 연간 2000만원 중 재형·소장 납입액을 뺀 나머지 금액만 ISA에 넣을 수 있다. 만기는 5년인데 이를 유지해야만 세제 혜택을 받을 수 있다. 원금·이자의 부분 인출은 불가능하며, 5년 만기 전에 중도 해지 시 이익금에 대해 세금(15.4%)을 내야 한다. 단 15~29세 소득자와 총급여 2500만원 이하 근로자나 종합소득 1600만원 이하 사업자는 3년만 지나면 인출할 수 있다."

―비과세 혜택은.

"현행 기준 예·적금이나 채권형 펀드, ELS 등은 수익이 나면 소득세(15.4%)를 내야 한다. 1년 금융소득이 2000만원을 넘는 고소득자는 최고 41.8%의 세금이 부과된다. 하지만 ISA는 순이익 200만원까지는 비과세되며, 200만원 초과분에 대해서는 9.9%로 분리과세된다. 세금은 5년 만기 시점에서 한꺼번에 내게 되는데, 이때 상품별로 이익과 손실 난 부분을 합쳐 계산하게 되어 투자자에게 유리하다. 즉 ISA로 펀드 2개에 가입했고 A펀드에서 300만원 수익, B펀드에서 150만원 손실이라면 과세 대상으로 잡히는 최종 금액은 150만원(300만원-150만원)이 된다."

―얼마나 혜택 받나.

"최종 수익이 높을수록 절세 효과가 커진다. 예컨대 일반 금융상품에 가입해서 2500만원 수익이 나면 최고세율(41.8%)을 적용받는 고소득자는 최대 517만원까지 세금을 내야 한다. 반면 ISA로 운용을 잘해서 2500만원의 수익이 났다면 내야 할 세금은 227만7000원에 그친다. 약 289만원의 절세 효과가 생기는 셈이다."

―예금·펀드를 ISA에 옮길 수 있나.

"기존 예금과 펀드는 해지하고 ISA를 통해 새로 투자해야 한다."

―ISA 세테크 효과를 극대화하려면.

"ISA의 비과세 효과를 최대한 누리려면 기대수익이 높은 금융상품을 노리는 것이 유리하다. 정기예금이라고 해봤자 이자가 연 1.6% 수준이라 ISA에서 비과세 혜택을 챙긴다고 한들 그리 매력적이지 않기 때문이다. 해외펀드는, ISA에 담기 전에 정부가 내년에 새로 내놓는 비과세 해외주식투자 전용펀드(1인당 3000만원)도 살펴보고 선택하는 것이 좋다. 비과세 해외 전용펀드는 최장 10년간 비과세 혜택을 누릴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