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공항 면세점에 이어 시내 면세점 경영 노하우까지 쌓을 수 있게 됐습니다. 5년 뒤 해외 면세점 10개를 운영하는 게 목표입니다."
권희석〈사진〉 SM면세점 컨소시엄 대표(하나투어 부회장)는 13일 본지 인터뷰에서 "여행업체로서 전 세계 면세점을 돌아보면서 이상(理想)적인 면세점 운영 방식을 오랫동안 고민해왔다"며 "기존 면세점과 다른 운영 방식으로 승부를 보겠다"고 말했다.
SM면세점은 국내 1위 여행사인 하나투어가 화장품 회사 토니모리, 시계 회사 로만손 등 10여개 중견·중소기업과 만든 합작법인으로, 이달 10일 14대1 경쟁률을 뚫고 서울 시내 중견·중소 면세점 사업권을 따냈다. 올 3월에는 인천공항 면세점 9구역을 낙찰받기도 했다.
서울 인사동 하나투어 본사 건물 내에 들어서는 SM면세점은 매장 면적 50% 이상을 국내 중소·중견기업 우수 제품으로 구성할 계획이다. 권 부회장은 "면세점 차원에서 디자이너를 고용해 우수 중소기업의 제품·포장 디자인 작업도 지원할 것"이라며 "매장 직원도 모두 정직원으로 채용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이렇게 할 경우 각 브랜드가 파견한 판매 직원이 물건을 파는 기존 면세점과 확연하게 차별화된다.
면세점이 들어서는 인사동 전통문화 상권(商圈)을 활용하는 방안도 마련한다. 권 부회장은 "인사동의 한국 전통 상품 중 '메이드 인 차이나'가 대부분인 게 사실"이라며 "한국 상품을 취급하는 인사동 상점을 발굴하는 등 인사동과 면세점의 상생(相生) 방안을 찾겠다"고 말했다. 연예기획사인 IHQ·큐브엔터테인먼트와 손을 잡고 한류(韓流) 콘텐츠도 개발할 예정이다.
권 부회장은 이달 9일 인천국제공항공사 인재개발원에서 열린 사업계획 발표(프레젠테이션) 당시, 심사위원들로부터 "여행사인 하나투어가 면세점을 운영하면 관광객들에게 SM면세점 방문을 강요하는 등 부작용이 있지 않겠느냐"는 질문을 받았다. 그는 이에 대해 "여행업이 주 사업인 하나투어가 부수 사업인 면세점 매출을 끌어올리기 위해 고객들의 만족도를 떨어뜨리는 행위를 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답했다고 했다.
하나투어는 이번 면세점 사업권 획득으로 여행사와 호텔을 넘어 여행산업 전반으로 사업 영역을 확장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