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카카오는 최근 모바일 메신저 '카카오톡'에 '샵(#)' 버튼을 탑재했다. 대화를 하다가 궁금한 점이 생기면 이 버튼을 눌러서 바로 검색할 수 있는 서비스다. 예를 들어 친구와 서울 이태원에서 만나 파스타를 먹기로 한 경우 채팅창에 있는 샵 버튼을 눌러 '이태원 파스타'라고 검색하면 바로 결과가 뜬다.

굳이 번거롭게 메신저 앱(응용 프로그램)을 닫고 검색 앱을 열어 찾아볼 필요가 없다. 카드 형식으로 만들었기 때문에 카카오톡 대화방으로 바로 공유할 수도 있다. 박창희 카카오톡 팀장은 "사용자의 편의성을 높여줌과 동시에 사용자를 카카오톡 서비스 내부에 묶어둘 수 있어 새로운 시장을 만들어 낸 것"이라고 말했다.

국내 검색 시장의 최강자인 네이버도 올 들어 신규 검색 서비스를 연이어 선보이고 있다. 모바일·온라인 할 것 없이 쇼핑검색, 지역검색 등 새로운 서비스를 거의 한 달에 한 개꼴로 출시하고 있다. 간편결제, 게임 등 사업다각화에 나섰던 한국의 양대(兩大) 인터넷 업체가 주력 사업인 검색 시장에서 한판 붙는 것이다.

다음카카오, 샵검색으로 네이버에 도전장

검색은 인터넷·모바일 산업에서 가장 기본적인 서비스다. 사용자들의 대부분은 정보를 찾기 위해 인터넷·모바일 서비스를 이용하기 때문이다. 검색은 뉴스, 블로그, 카페, 소셜네트워킹서비스(SNS) 등 다양한 서비스에 흩어져 있는 정보를 한 번에 사용자들에게 보여준다.

또 검색은 업체의 주요 수익원이기도 하다. 국내 검색광고 시장은 작년 온라인·모바일을 합쳐 약 1조7454억원에 달했다. 이 시장만 장악하면 연간 수천억원의 매출을 올릴 수 있다는 의미다.

네이버는 전통적인 검색 강자(强者)다. 시장조사업체 닐슨코리안에 따르면 지난 6월 네이버의 검색시장 점유율은 73.8%로 '다음'과 구글을 압도했다. 세계 각지를 휩쓸고 있는 구글도 한국에서만은 네이버에 맥을 추지 못한다.

하지만 모바일 시대에 접어든 이후 네이버의 시장 영향력이 약화됐다는 지적도 많이 나온다. 네이버 창업자인 이해진 이사회 의장마저 작년 "모바일에선 네이버가 아무것도 아니다. 없어질 수도 있다"고 위기감을 표시하기도 했다.

(왼쪽)이해진 네이버 이사회 의장.

한국시장에서 네이버를 위협하는 최대 라이벌은 다음카카오다. 다음카카오는 메신저와 검색을 결합한 서비스를 연이어 선보였다. 사용자 수가 많은 카카오톡 메신저를 아예 검색 플랫폼으로 만들겠다는 것이다. 이는 김범수 다음카카오 이사회 의장의 오랜 염원이기도 했다. 김 의장은 자신이 창업한 게임회사 '한게임'과 대학 동기인 이해진 의장의 네이버컴을 합병해 NHN(현 네이버)을 출범시킨 인물이다. NHN 대표이사를 지내기도 했던 김 의장은 누구보다 검색의 중요성을 잘 알고 있다.

㈜카카오와 다음커뮤니케이션의 합병을 발표한 직후 김 의장이 다음 측 경영진에게 가장 먼저 했던 지시가 바로 "검색 시장 점유율을 높여달라"는 것이었다. 최근 다음카카오는 샵검색 외에도 콘텐츠 서비스인 '채널'에서도 검색 서비스를 제공한다. 그 외에도 가볼 만한 여행지를 추천해주는 서비스, 이용자들이 궁금해하는 질문에 대해 바로 대답해주는 '즉답 검색' 등의 서비스도 선보였다.

네이버 "검색은 우리가 최고"…신규 서비스로 물량 공세

네이버는 "다른 건 몰라도 검색 분야는 절대 밀리면 안 된다"며 수성(守城)에 나섰다. 최근 네이버는 쇼핑 검색을 시작으로 지역검색, 태그검색, 실시간 검색 등 다양한 검색 서비스를 쏟아내고 있다. 쇼핑검색은 사용자가 상품을 검색했을 때 단순 나열식의 정보를 보여주는 것이 아니라 쇼핑몰 정보, 할인 정보 등 꼭 필요한 정보들을 우선 보여준다.

또 특정 지명, 주소 등을 검색하면 해당 지역의 맛집, 볼거리 등을 자동으로 분류해 마치 가이드북처럼 제공해주는 지역 검색도 인기가 좋다. 최근에는 SNS뿐만 아니라 뉴스 등에 달린 댓글까지 보여주는 '실시간 검색'도 선보였다.

네이버 신규검색 서비스와다음카카오 신규 검색 서비스<br>이미지를 클릭하시면 그래픽 뉴스로 크게 볼 수 있습니다.

네이버와 다음카카오 외에도 글로벌 업체들 역시 최근 검색 서비스를 강화하고 있다. 세계 최대 인터넷 업체 구글은 개인 맞춤형 서비스 '구글 나우'를 간판으로 내세운다. 사용자가 미리 설정해놓은 지역 날씨, 스포츠 경기, 주식 등 특정 정보를 일일이 검색하지 않더라도 자동으로 화면에 보여주는 서비스다. 중국의 바이두는 미국 콘텐츠 추천 솔루션 업체 '타볼라'에 투자해 검색 품질 강화에 나선다고 밝혔다.

검색시장 잡는 자가 모바일서도 최강자 될 것

다음카카오의 샵검색은 출시된 지 2주도 지나지 않았지만 사용자들의 반응이 뜨겁다. 대학원생 유상욱(30)씨는 "카카오톡을 하면서 바로 검색할 수 있는 것이 편리하고, 채널 서비스를 통해서도 검색할 수 있다보니 다른 검색 앱을 잘 쓰지 않게 되더라"고 말했다. 다음카카오 관계자는 "구체적인 수치를 밝히긴 어렵지만 서비스 출시 후 검색량이 크게 늘었다"고 말했다.

주가 역시 반등하고 있다. 지난달 중순 10만원대 초반까지 떨어졌던 다음카카오 주가는 샵검색 출시 이후 급등해 13만8100원(8일 종가 기준)까지 올랐다. 카카오택시 등 다른 신규 서비스를 출시할 때는 대부분 주가에 큰 영향을 끼치지 못했지만 검색에 대해서는 투자자들이 큰 기대를 하고 있다는 의미다.

네이버 역시 검색연구센터를 중심으로 검색 역량 강화에 나서고 있다. 작년 대대적인 조직개편을 통해 검색 관련 TF(태스크포스)를 여럿 꾸리기도 했다. 지역 검색, 실시간 검색 등은 모두 이런 TF에서 개발한 서비스다. 또 각종 사진과 동영상을 자동으로 분류해 보여주는 이미지·동영상 검색도 개발 중이다. 네이버 검색연구센터장 김광현 이사는 "고정된 자리에 있는 PC로 검색하던 것과 달리 스마트폰의 모바일 검색은 다양한 상황 속에서 사용하기 때문에 사용자 의도를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다음카카오 이상호 검색팀장은 "검색은 사용자 편익에 직결될 뿐 아니라 기업의 수익에도 큰 영향을 미치는 서비스"라며 "많은 콘텐츠를 수집하고 이를 사용자에게 최적화된 형태로 제공하는 방안을 계속 고민할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