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일모직이 미국계 헤지펀드 엘리엇매니지먼트에 발목을 잡히자 우군 확보를 위해 주주 친화정책을 대대적으로 실시한다.
제일모직은 또 합병후 삼성물산이 바이오사업 등을 신성장 동력으로 육성해 2020년 60조원 매출을 올리기로 했다는 비전도 제시했다. 제일모직은 합병 이후 사명을 삼성물산으로 바뀐다.
제일모직은 30일 서울 여의도 콘래드호텔에서 애널리스트 등 기관투자가들을 대상으로 기업설명회(IR)를 개최했다. 이날 행사는 다음달 17일 주총을 앞두고 열렸다. 국민연금 등 주요 주주들이 최근 통합 삼성물산의 주주가치 제고안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내놓자 이에 대해 화답한 것이다. 이날 행사에는 윤주화 패션 부문 사장과 김봉영 리조트·건설 부문 사장, 김신 삼성물산 사장이 참석했다.
제일모직은 주주 이익 극대화를 위해 배당 상향, 거버넌스 위원회와 CSR 위원회 신설 등 다양한 정책을 내놨다. 제일모직은 합병 후 30% 수준의 배당 성향을 유지할 계획이다. 배당성향은 2010년 15.58%에서 2014년 28.03%으로 지속적으로 증가했지만 합병 후 배당 성향을 현재보다 높이겠다는 것이다. 제일모직은 향후 회사 성장을 위한 투자기회, 사업성과 등을 고려해 배당성향을 점진적으로 상향한다는 방침이다.
제일모직은 주주 권익을 보호하기 위해 합병 후 삼성그룹 계열사 중 처음으로 거버넌스 위원회를 신설한다. 거버넌스위원회는 이사회 독립운영 강화를 위해 전원 사외이사로 구성한다. 특수관계인 거래, 인수ㆍ합병 등 주주 권익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치는 사항에 대한 심의 기능을 수행하게 된다. 위원 중 1명은 주주권익보호 담당위원으로 선임해 이사회와 주주간 소통 창구 역할을 수행토록 할 계획이다.
제일모직은 외부 전문가와 사내 전문인력으로 구성된 CSR(사회공헌활동) 전담 조직을 구성해 글로벌 기업의 주주·시장·사회에 기여한 사례를 연구해 적극 반영한다는 방침이다.
합병법인은 2020년 매출 60조원, 세전이익 4조원이 목표다. 제일모직은 이를 위해 ‘글로벌 비즈니스 파트너 앤 라이프스타일 이노베이터(Global Business Partner & Lifestyle Innovator)’를 비전으로 삼았다. 구체적으로 ▲건설·상사 부문의 기업대기업(B2B) 사업 지속 성장▲ 패션, 식음ㆍ레저 부문의 글로벌 리더십 확보 ▲바이오 등 신성장 동력 확보에 역량을 집중한다는 계획이다.
제일모직은 또 바이오 의약품 개발에 필요한 자본 조달을 위해 바이오 사업부문(삼성바이오로직스, 삼성바이오에피스)을 나스닥 시장 상장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제일모직과 삼성물산은 삼성바이오로직스 지분 46.3%, 4.9%를 각각 보유하고 있다.
윤주화 제일모직 패션부문 사장은 "소액주주를 포함한 이해관계자와의 소통강화 방안을 수립해 시장의 목소리를 적극 수렴해 나가겠다"며 "합병법인은 양사 핵심경쟁력 시너지에 따른 성장 기대감, 기존 보유 중인 글로벌 사업역량과 다각화된 사업 플랫폼을 기반으로 헬스케어, 에너지 등 미래사업을 주도할 계획이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