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 서울 종로구 그랑서울 나인트리 컨벤션에서 열린 ‘2015 미래에너지 포럼’에서 문승일(왼쪽부터) 서울대 교수, 정회훈 DFJ아테나펀드 대표, 김지섭 LG CNS 상무, 김성훈 KT 에너지사업 본부장, 강태일 KC코트렐 전무, 김홍연 코캄 상무, 김병숙 한국전력공사 전무가 토론하고 있다.

마이크로 그리드 등 뉴 스마트그리드 사업이 활성화 하기 위해서는 규제완화 등 정부의 대대적인 제도 정비가 필요하다는 진단이 제기됐다.

18일 서울 종로구 그랑서울 나인트리 컨벤션에서 열린 ‘2015 미래에너지 포럼’에서 제도정비를 통해 대기업이 초기 인프라 사업 참여를 유도하고 중소기업이 자생할 수 있는 환경도 모색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았다.

이날 포럼에서는 에너지 분야에서 두각을 보이고 있는 IT업체들도 눈에 띄었다. IT솔루션 회사인 LG CNS는 울릉도의 에너지 자립도를 30%에서 100%로 확대하는 사업을, KT는 에너지 사물인터넷(IoT) 기술 등을 소개했다.

◆ “대기업, 중소기업 맞춤형 지원책 마련해야”

김병숙 한전 전무는 김 전무는 “인프라 관점에서 대기업이 초기 인프라 수익성이 낮아 대기업이 참여 안 한다”며 “현 법령으로 요즘 만들어지는 설비를 수용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며 “규제완화 등 제도 정비가 필요하다”고 진단했다.

김 전무는 한전이 마이크로 그리드, EV 충전 등 뉴그리드 분야에서 새로운 비지니스 모델을 만들어 국내 산업을 육성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중소기업 지원책도 필요하다는 의견도 제기됐다. 김홍연 코캄 상무 “중소기업은 현 시장에서 성장할 수 있는 한계가 있다”며 “중소기업은 투입 자본에 비해 회수 기간이 길어 안정적인 자금 운용에 한계가 있다”며 “ 중소기업에 맞는 펀딩프로그램이 있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김 상무는 “대기업 위주 시장에서는 중소기업이 발전 할 수 없다”며 “대기업과 역할 분담해서 중소기업 생태계 보호되게 하자”고 제안했다.

◆ IT 업체 뉴그리드 분야 진출 활발

IT솔루센 업체인 LG CNS는 4년 전부터 에너지 분야에 신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LG CNS는 한국전력과 함께 2016년 말까지 풍력 탄광 발전소에 맞는 시스템을 구축하는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김지섭 LG CNS 상무는 “소프트웨어 전산실 운영하는 회사였다가 4년 전부터 신재생 에너지 분야에 새로운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분산발전 능력과 배터리 ICT를 활용한 송배전 사업 등을 연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 상무는 “올 7월 SPC를 설립하고 착공에 들어갈 것 같다”며 “2016년까지 울릉도의 신재생에너지 발전율을 30%로 높이고 2021년부터 친환경 자립형 발전 100%를 목표로 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LG그룹은 지난달 26일 업무협약을 맺고 제주도를 탄소없는 섬으로 만드는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김 상무는 “울릉도 사업을 계기로 해외 진출을 추진하고 있다”며 “폴란드, 일본, 멕시코, 필리핀 등의 국가와 접촉하고 있다”고 전했다.

김성훈 KT 에너지사업 본부장 “에너지 ‘기가토피아’를 구현해 중남미 등의 국가에 적극 진출하겠다”고 말했다. 김 본부장은 “에너지 사물인터넷(IoT)의 대표 아이콘은 ‘전력계량인프라(AMI)’라고 부르는 원격 검침 인프라”라며 “지난달 우즈베키스탄 전력청이 발주한 지능형 원격 검침 구축 프로젝트를 수주하는 등의 성과를 거뒀다”고 전했다. 그는 이 사업에 대해 “4차례에 걸처 진행되는 중장기 사업이고 1회당 5000억원대에 달한다”고 덧붙였다.

이날 김 본부장은 KT가 지향하는 에너지 사업의 비전이 ‘에너지 기가토피아’라고 소개했다. 그는 “기가토피아는 고객들에게 기가 막힌 에너지 서비스를 제공해 국민이 편안하게 에너지 사회를 즐길 수 있는 서비스”라고 말했다.

◆ “그리드 혁명 일시적 아니다”…“중소기업 지원책도 고민해야”

정회훈 DFJ아테나펀드 대표는 투자자로서 뉴그리드에 대해 조언했다. DFJ아테나펀드는 테슬라 등 에너지 분야 혁신기업에 투자한 경험을 가지고 있다. 정 대표는 “신재생 에너지 등 미래에너지 산업은 자본 집약 사업으로, 정부의 일관적인 정책이 뒷받침돼야 한다”고 말했다.

정 대표는 “수십년 전부터 이어진 그리드 혁명은 일시적인 현상이 아니다. 지속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며 “세계적 전기자동차 회사인 테슬라는 자동차 회사를 넘어 완전히 배터리 회사로 변신하고 더 큰 사업을 펼쳐나가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날 좌장을 맡은 문승일 서울대 교수(기초전력연구원장)는 “미래에너지포럼에서 ‘미래에너지’라는 주제로 토론하는 것은 지금까지 사용해온 에너지 시스템이 한계까지 왔다는 것을 의미한다”며 “우리 기업이 살아남을 수 있는 발전적인 방안을 논의하는 자리였다”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