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상협 카이스트 교수는 18일 ‘2015 미래에너지 포럼’에서 한국이 그린빅뱅 시대에 주도권을 잡아야한다고 주장했다

“기후변화 시대에 엄청난 시장의 기회가 올 것입니다. 녹색 인프라 분야에서 한국이 주도권을 잡아야 합니다.”

김상협 카이스트 교수는 18일 서울 종로구 그랑서울 나인트리 컨벤션 그랜드볼룸에서 열린 ‘2015 미래에너지 포럼’에서 “한국이 3차 산업혁명인 그린 빅뱅의 주인공이 됐으면 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김 교수는 니콜라스 스톤 런던 정경대 교수의 말을 인용해 “앞으로 15년간 전 세계 90조 달러의 인프라 투자가 이뤄질 것이다”며 “기후 변화시대를 맞아 그린 인프라 시대가 전개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인프라 중에서도 에너지가 가장 큰 부분을 차지할 것이다”고 덧붙였다.

아시아개발은행(ADB)이 최근 아시아 인프라 투자 수요를 분석한 규모는 8조 달러다. 그 중 과반이 전력 분야다. 뒤를 교통, 통신, 물 분야가 이었다. 김 교수는 “앞으로 전력, 교통, 통신, 물 분야가 인프라 투자의 핵심이 되고 그중에서 에너지 분야가 우위를 차지할 것”이라며 “새로운 기회가 올 것이다”고 말했다.

현재 인프라 투자는 중국, 아세안(동남아시아국가연합) 지역이 주도하고 있다. 김 교수는 한국이 주도권을 잡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3차 산업혁명을 저술한 제레미 리프킨과 이야기를 나눈 일화를 소개하면서 “재생에너지, 에너지 저장장치, 전기자동차, 스마트그리드 등 4가지 분야를 주도하면 바로 3차 산업혁명의 주역이 될 수 있다”며 “다행히 우리에게는 4가지를 이끌어갈 기본적 역량이 있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제주도 사례를 통해 가능성을 내다봤다. 그는 “제주도 가파도에서는 디젤 발전소 대신 바람으로 작동되는 풍력발전 태양광 발전이 있다”며 “바람이 좋지 않을 때는 전력저장장치(ESS)에 저장된 에너지를 통해 전기를 쓸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아직은 적은 수지만 전기자동차가 돌아다니는 등 4가지 분야가 하루가 다르게 비약적으로 발전하고 있다“고 말했다.

원희룡 제주도지사는 2030년까지 제주도를 탄소로부터 완전히 자유로운 공간으로 만들겠다고 선언했다. 제주도는 바람 자원이 풍부해 이를 태양자원과 함께 재생에너지로 만들고 재생에너지 불안정성을 보완하기 위한 에너지 저장장치도 거대한 규모로 만들 계획이다. 제주도는 현재 운행되고 있는 37만대가량의 차량을 모두 전기차로 바꿀 계획도 가지고 있다.

김 교수는 “제주도에서 이뤄지고 있는 실험과 도전이 아직은 완벽하지 않지만, 거대한 시장을 선점할 수 있는 잠재력을 가지고 있다”며 “기후변화 시대에 가장 모범적인 모델로 국제 사회의 주목을 받을 가능성도 있으며 이는 제주도에만 국한되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글로벌 컨설팅회사 맥킨지는 재생에너지, 에너지저장장치, 전기자동차, 스마트그리드 등 4가지가 힘을 합쳐 새로운 산업 생태계를 조성하면 앞으로 5년 안에 1조 달러 규모의 시장이 창출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새로운 세계로 넘어가려면 항상 큰 계곡을 넘어야 한다”며 “어설프게 건너려 하면 계곡에 빠질 테니 우리는 대담하게 건너가야 한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도약은 혼자가 아닌 함께 움직여야 이뤄질 것이다”며 “함께 한다면 우리는 세계에서 가장 근사하게 새로운 세계로 진입하는 국가가 될 것이다”고 덧붙였다.

한편 김 교수는 현재 신재생에너지가 자리 잡지 못한 이유로 석탄 등 화석연료 보조금을 꼽았다. 그는 “현재 신재생에너지가 비싸다고 느껴지는 이유는 신재생에너지 보조금이 석탄과 화석연료 보조금보다 적기 때문”이라며 “화석연료 보조금이 철폐되고 그것이 신재생에너지 쪽으로 옮겨가면 신재생에너지의 가격경쟁력이 확보돼 새로운 기회가 될 것이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