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카카오는 이달 중 모바일 메신저 '카카오톡'에 '샵(#) 검색'이란 새로운 기능을 추가할 예정이다. 카카오톡으로 친구와 대화하다가 궁금한 내용을 바로 찾아보는 기능이다. 예컨대 대화창에 '#프로야구'라고 입력하면 경기 결과나 일정 등을 인터넷에서 검색해 바로 보여준다.
애플이 지난 8일 개발자회의(WWDC)에서 발표한 모바일용 운영체제 'iOS9'에도 검색 기능이 강화됐다. 기본적인 문서·음악 파일 외에도 스마트폰 앱(응용프로그램)에 들어있는 콘텐츠까지 검색해 보여주는 것이다. 크레이그 페더리기 애플 부사장이 이날 아이폰의 검색창에 'potato(감자)'를 입력하자 미리 설치돼 있던 요리 앱에 저장된 감자 요리법이 화면에 나타났다.
IT(정보기술) 업계에 '모바일 검색' 시장 장악 경쟁이 불붙었다. 모바일 기기를 이용한 검색 규모는 이미 PC를 넘어섰다. 이에 검색이 본업인 기업뿐 아니라 스마트폰이나 SNS(소셜네트워킹서비스) 등이 주종목인 기업도 잇따라 새로운 모바일 검색 서비스를 선보이고 있다.
◇SNS·메신저 기업도 가세
지금까지는 카카오톡을 하다가도 뭔가를 찾으려면 네이버 검색창을 열거나 구글 앱을 실행해야 했다. 하지만 카카오톡에 새로 도입되는 '샵 검색'은 메시지를 주고받는 채팅창 안에 검색어만 넣으면 바로 결과가 나오는 것이 특징이다. 이렇게 하면 카카오톡을 이용하는 시간이 늘어나고 광고 매출도 증대될 것으로 회사 측은 보고 있다. 다음카카오는 지난 10일 '샵 검색'을 소개하는 동영상을 따로 만들어 공개할 정도로 검색 서비스에 큰 기대를 걸고 있다.
페이스북도 지난달부터 모바일 검색 기능을 테스트 중이다. 사용자가 페이스북 앱 내에서 검색어를 입력하면 관련 내용이 있는 웹페이지 주소를 알려준다. 페이스북은 검색이 잘되도록 1조개 이상의 페이스북 게시글(포스팅)을 주요 색인(index)별로 분류해놓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용자 입장에서는 뉴스나 맛집을 찾기 위해 구글 등 검색 사이트를 따로 방문할 필요성이 줄어드는 것이다.
PC 검색을 기반으로 성장해온 IT 기업들도 대응책 마련에 나섰다. 구글은 트위터와 제휴를 맺고 지난달부터 모바일 검색 결과에 트위터 글을 보여주기 시작했다. PC와 달리 궁금한 내용을 즉시 확인하는 모바일의 특성을 고려해 실시간 정보를 강화한 기능이다. 이전에는 SNS 글은 검색 결과에 노출하지 않았다.
◇PC 넘어선 모바일 검색량
이렇게 경쟁이 치열해지는 것은 모바일 검색 수요가 급속도로 증가하기 때문이다. 구글은 올해 미국·일본 등 10개국에서 모바일 기기를 이용한 검색 질문 건수(query)가 PC를 넘어섰다고 밝혔다. 스마트폰 보급이 빨랐던 한국에서는 이미 2012년에 네이버의 모바일 검색 건수가 PC를 추월했다. 네이버의 PC 대비 모바일 검색 건수는 2012년 12월에 110.2%를 기록한 이후 지난달 181.4%까지 늘었다. 모바일 검색이 PC의 2배 가까이 되는 것이다.
모바일 검색은 PC와 사용 환경이나 서비스 방식도 다르다. 넓은 화면을 이용하는 PC 검색에서는 웹페이지·뉴스·사진·동영상 등을 백과사전식으로 주르륵 나열한다. 그중에서 사용자가 필요한 것을 골라서 찾아보면 된다. 그러나 화면이 작은 스마트폰에서는 이용자가 찾으려는 내용을 몇 가지 이내로 추려서 간결하게 제공하는 것이 중요하다.
네이버는 지난 12일부터 스마트폰을 여행 가이드북처럼 활용할 수 있는 '지역검색' 서비스를 시작했다. 예컨대 PC에서 '해운대'로 검색하면 영화 '해운대'가 앞에 나오지만, 스마트폰으로 검색하면 맛집이나 가볼 만한 곳 등의 정보를 먼저 보여준다. 네이버는 부산에 있는 사용자가 '해운대'를 검색하면 주변 맛집을 보여주고 서울 사용자에게는 해운대 날씨·교통편을 보여주는 식으로 같은 검색어에도 이용자의 상황에 따라 다른 결과를 보여주는 기술도 연구 중이다.
네이버 검색연구센터장 김광현 이사는 "고정된 자리에 앉아 검색하는 PC와 달리 모바일 검색은 사용자가 처해 있는 상황(context)을 정확하게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