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국제우주정거장(ISS)에 도킹하지 못하고 통제 불능상태에 빠진 러시아 무인 우주화물선이 8일 오전 11시 20분(한국시각) 지구로 추락한 것으로 최종 확인됐다.

한국천문연구원은 8일 러시아 우주화물선 프로그레스 M-27M(사진)이 이날 오전 11시 20분 태평양 칠레 연안 상공에서 추락한 것으로 최종 확인됐다고 밝혔다.

천문연은 당초 러시아 프로그레스 M-27M가 이날 오전 11시45분쯤 태평양 상공에서 지구 대기권에 진입한 뒤 전소했다고 러시아 연방우주청을 인용해 발표했다.

그러나 우주물체를 감시하는 미국 합동우주작전본부(JSpOC)의 분석결과 프로그레스 M-27M이 지구에 추락한 시간이 이보다 빨랐던 것으로 확인됐다.

러시아 프로그레스 M-27M는 지난달 28일 오후 5시 59분쯤(한국시각) 카자흐스탄 바이코누르 우주발사장에서 소유즈 2-A로켓에 실려 우주로 향했다. 화물선에는 ISS에 보급될 화물 2.5t이 실려 있었다.

하지만 이 화물선은 이튿날인 29일 오전 4시 ISS에 도킹을 시도했으나 실패했고 이어 작동 불능에 빠지면서 지구로 서서히 추락하기 시작했다.

JSpOC 측은 지난달 30일 이 화물선이 이달 9~11일 오전 2시33분쯤 대서양 머뮤다 해역에 떨어질 것으로 예상했다가 이달 7~9일 오후 9시 17분 아프리카 북동부 해안, 다시 7~9일 오후 5시 59분 영국과 프랑스 사이의 영국 해협에 떨어질 것으로 두 차례 수정 발표했다.

스페이스플라이트 등 우주전문매체는 이 우주화물선이 칠레 서쪽으로 350~1300㎞ 떨어진 태평양 상공에서 대기권에 진입했다고 전했다. 과학자들은 7t에 이르는 화물선 선체는 대부분 타고 일부 티타늄과 스테인리스 등 녹지 않은 부품들이 바다에 떨어졌을 것으로 보고 있다.

미래창조과학부와 천문연은 지난달 29일부터 우주화물선 추락에 대비해 모니터링을 시작했고 이어 이달 6일에는 민관군 합동 위성추락상황실을 설치해 추락에 대비했다.

러시아와 미국 우주 전문가들은 이 화물선이 발사 직후 교신이 잠시 중단된 데 이어 예상 궤도에서 벗어난 위치에서 우주 궤도에 진입한 점을 도킹 실패의 원인으로 지목하고 있다.

천문연은 “이날 화물선이 지구로 추락하면서 전소돼 한반도에 아무런 영향을 미치지 못했다"고 말했다.

프로그레스 M-27M 우주화물선이 8일 오전 11시20분쯤 칠레 서쪽 350~1300km상공(A~B구간)에서 대기권에 진입해 추락한 것으로 최종 확인됐다. 파란색 풍선과 초록색 풍선은 화물선 잔해가 지상으로 떨어진 구간을 표시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