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일 경기 고양시 킨텍스 ‘서울모터쇼 2015’ 현장.

기아자동차의 신형 K5, 한국GM의 차세대 쉐보레 스파크, 현대자동차의 크로스오버 콘셉트카 ‘엔듀로’, 쌍용자동차의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콘셉트카 ‘XAV’가 모습을 드러냈다. 이들의 공통점은 서울모터쇼를 통해 세계 최초로 공개한 차종들이다.

올해 10회째를 맞이한 서울모터쇼에는 이처럼 세계 최초로 7개 모델이 관람객 앞에 등장했다. 하지만 면면을 살펴보면 7개 모델은 국내 완성차 회사들이 만든 차다.

메르세데스 벤츠, BMW, 도요타 같은 글로벌 완성차 회사가 깜짝 공개한 차는 찾아볼 수 없었다. 서울모터쇼는 세계자동차공업연합회(OICA)로부터 공인받은 ‘국제모터쇼’지만 국산차 일색인 ‘우리만의 행사’인 것이다.

서울모터쇼가 20년(격년으로 개최)의 역사를 갖고 국내를 대표하는 자동차 회사로 성장해왔다는 점은 부인할 수 없다. 올해 행사에는 국내외 32개 완성차 브랜드가 370여대를 전시했고, 해를 거듭할 수록 전시회는 양적·질적으로 발전하고 있다.

하지만 여전히 글로벌 자동차 회사들의 관심은 상대적으로 덜한 것 같다. 세계 최초 타이틀은 국내 회사의 차지이고, 아시아나 한국에 처음으로 선보이는 차종은 이미 올 초 열린 북미국제오토쇼나 제네바모터쇼의 재탕이다.

때문에 이번 행사에 글로벌 자동차 업계의 거물급으로 거론되는 최고경영자(CEO)는 참석하지 않았다.

모터쇼의 수준을 결정하는데 중요한 것이 흥행 여부지만, 신차를 소개하고 산업계의 파급력을 낳지 못한다면 ‘2% 부족한 행사’라는 지적을 받을 수 밖에 없다.

더욱이 세계적 모터쇼의 경우 전시회장 인근 호텔이 몇달 전부터 예약으로 가득찰 정도로 관심을 끄는건 행사를 통해 자동차의 미래를 보고자하는 간절함이 있기 때문이다.

그런 측면에서 서울모터쇼는 자동차 산업인들을 흥분하게 하거나, 깜짝 놀라게 할 무언가가 없었다는 점에서 아쉬움이 남는다.

한국은 세계 5위 자동차 생산국이다. 지난해 생산량은 452만대, 수출량은 306만대에 달한다. 세계 자동차업계에서 한국이 주목받는 이유다.

하지만 아직까지 글로벌 자동차 업계에서 한국은 아시아를 대표하는 시장의 하나일 뿐, 산업의 패러다임을 바꾸는 전략지는 아니다.

모터쇼는 자동차 산업을 대표하는 축제다. 주최측과 참가업체, 관람객이 어우러져 만들어나가는 행사다.

서울모터쇼가 지금까지 20년간 발전을 거듭한 것처럼 앞으로 국제모터쇼라는 이름에 걸맞게 성장하려면 글로벌 기업들이 앞다투어 자신들의 무기를 펼쳐보일 매력포인트를 만들어야 한다.

그것이 무엇인지 우리 모두가 고민하고 다음을 기약할 계기로 삼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