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은 일반적으로 어렵고 복잡하지만, 보통 사람들이 일상생활을 하면서 알아야 하는 금융에 관한 기본 지식은 사실 그렇게 어려운 것이 아니다. '버는 것보다 더 쓰면 안 된다' '고수익 투자에는 고위험이 뒤따른다' '미래에 대비하기 위해 저축해야 한다' '복리(複利)는 시간이 갈수록 눈덩이처럼 불어난다' 같은 것들이다. 이런 기본적인 지식들은 대부분 사람들이 충분히 알고 있다.

금융감독원이 18세 이상 국민 2400명을 대상으로 최근 실시한 금융 이해도 조사에서 '대출은 갚을 수 있는 수준만 받도록 한다' '수익률이 높은 상품은 상대적으로 큰 위험이 생길 수 있다'는 질문에 대한 정답률은 90%에 육박했다.

하지만 실제 행동과 태도 항목으로 들어가면 이야기는 완전히 달라진다. 같은 조사에서 '물건을 사기 전에 그만큼 돈의 여유가 있는지를 확인한다'는 응답과 '대출을 받기 전에 대출금 상환 능력을 우선 점검한다'는 응답은 각각 76%, 71%에 그쳤다. '각종 청구 대금을 정해진 기일 내에 지불한다'는 응답은 78%였다. 바꿔 말하면, 국민 5명 중 1명 이상은 잔액이 얼마 있는지 모른 채 물건을 사들이고, 갚을 수 있을지 불확실한 빚을 지고, 신용카드 대금이나 아파트 공과금을 제때 내지 못한다는 뜻이다.

장기적인 돈 관리는 더욱 취약하다. '나는 평상시 재무상황을 면밀히 점검하는 편이다'고 응답한 사람은 52%에 불과했고, '금전적인 문제에 대해 장기 목표를 갖고 이를 이루기 위해 노력하는 편이다'는 사람도 53%에 그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