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11년 오픈 당시 블랙스미스 강남역점 매장 전경. 블랙스미스는 대형 커피전문점 프랜차이즈 ‘카페베네’가 선보인 브랜드로 주목받았다. /블랙스미스 제공
이탈리아 음식 프랜차이즈 전문점 '블랙스미스'가 사업 철수 수순에 들어갔다.
10일 외식업계의 말을 종합하면 '블랙스미스 바이 줄라이(by JULY) 강남역점'은 매장 운영을 두고 이전 사업자와의 갈등이 심해지면서 늦어도 올해 상반기 중 문을 닫기로 했다.
블랙스미스 강남역점은 2011년 11월 개장한 1호 매장으로 그동안 브랜드를 알리는 얼굴 역할을 해왔다. 강남역 대로 변에 있어 매장 임대료가 한창 비쌀 때는 월 4억2000만원을 넘어설 만큼 '비싼 매장'이었다.
블랙스미스 관계자는 "강남역 매장에 이어 법적인 절차가 마무리되는 대로 청담점과 영등포점 등 다른 직영점도 폐점을 고려 중"이라고 덧붙였다.
블랙스미스는 현재 강남역점과 청담점, 영등포점을 직영점으로 두고 있다. 프랜차이즈 업계는 서울 시내 핵심 상권에 영업 중인 직영매장 3곳을 순차적으로 모두 폐점한다는 것은 곧 사업 철수를 의미한다고 분석했다.
익명을 요구한 프랜차이즈 관계자는 “아직 가맹점이 남아있는 점을 고려하면 법적인 문제 때문에 바로 사업을 접을 순 없을 것”이라며 “직영점을 먼저 폐점한 뒤, 가맹 기간이 만료되는 대로 가맹점들과 사업을 정리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블랙스미스는 커피전문점 시장에서 돌풍을 일으킨 카페베네가 2011년 퓨전 이탈리안 레스토랑 사업에 뛰어들며 만든 브랜드다.
당시 김선권 카페베네 대표는 "'제2의 카페베네' 신화를 만든다는 각오로 심혈을 기울였다"고 말했다. 김선권 카페베네 대표는 카페베네를 선보인 지 5년 만에 전 세계에 1000개 매장을 내 한때 업계에선 '프랜차이즈 신화'로 통했던 인물이다.
블랙스미스 역시 1년 만에 75개 매장이 문을 열어 주목을 받았다. 블랙스미스 광고모델로 활약했던 인기배우 송승헌씨는 직접 가맹점을 내기도 했다.
그러나 현재 블랙스미스 매장은 20여개로 줄었다. '송승헌 매장' 역시 지난해 6월 문을 닫았다. 심혈을 기울여 키우겠다고 밝혔던 카페베네는 2013년 12월 블랙스미스에서 손을 뗐다. 카페베네는 동반성장위원회가 음식점업을 중소기업 적합업종으로 지정하자 블랙스미스와 마인츠돔 등 외식 사업을 '비엔에스 에프엔비(B&S F&B)'로 물적분할했다.
B&S F&B는 2014년 10월 또 다시 '모루농장 농업회사법인'에 경영권을 넘겼다. '모루농장 농업회사법인'은 제주도에서 '모루농장'을 운영하며 유기농 차를 재배하고 흙돼지 등을 키우던 업체다.
모루농장은 서울 서래마을에서 프렌치 레스토랑 '줄라이'를 운영하는 유명 요리사 오세득씨와 함께 새로운 메뉴를 내놓고, 매장 이름을 바꾸는 등 직영점을 활성화하는 데 집중했다.
모루농장 관계자는 “친환경 농업회사 법인으로서 국내 농산물 100%로 된 대도시 식당으로 변신하려고 했지만 영업중단이 불가피하게 됐다”며 “기존 매장은 블랙스미스가맹협의회를 구성해 새로운 브랜드로 새출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반면 카페베네 관계자는 "위탁운영권 진행 여부에 대해 아직 모루농장으로부터 공식적으로 통보받은 것이 없다”며. “직영점 운영 등 향후 운영 방향은 모루농장의 입장을 전달 받은 이후 결정할 것"이라고 반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