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과학기술대 에너지·화학공학부 백종범〈사진〉 교수는 "질소와 탄소를 합성해 실리콘보다 성능이 100배 이상 뛰어난 반도체용 신소재를 만들었다"고 8일 밝혔다.
현재 반도체 제작에 사용되는 실리콘은 열이 잘 통하지 않는다. 이 때문에 좁은 공간에 많은 회로를 만들면 과열로 오작동이 생기거나 손상된다. 삼성전자가 지난달 회로선의 폭이 10나노미터(1나노미터=10억분의 1미터)급인 실리콘 반도체 기술을 개발했지만, 학계에서는 5나노급이 한계일 것으로 보고 있다.
실리콘 반도체를 대체할 물질로는 탄소 원자 한 층으로 구성된 '그래핀(graphene)'이 거론된다. 그래핀은 열이 잘 통하고, 전기 저항이 없어 '꿈의 신소재'로 불린다. 하지만 전기가 통하는 탄소 원자로만 구성돼, 회로를 만들기 어려운 문제가 있다.
백 교수팀은 탄소와 질소를 화학적으로 합성, 그래핀 속에 전기가 통하지 않는 부분을 만들었다. 전기가 통하는 부분만을 회로로 활용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이 신소재는 전기가 통할 때와 통하지 않을 때의 신호 전달 비율(점멸비)이 1000만배 정도였다. 현재 가장 뛰어난 성능을 가진 실리콘 반도체는 점멸비가 10만배 수준이다. 점멸비가 높을수록 신호 전달이 정확해 우수한 반도체로 평가된다.
또 신소재는 열에 약한 실리콘 반도체와 달리, 600도 이상에서도 안정적으로 작동했다.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스' 6일자에 실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