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완성차 회사들이 세계 최대 자동차 시장 중국에 잇따라 공장을 건설, 투자열기 과열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시장조사기관 JSC 오토모티브 컨설팅에 따르면 지난해 말 123곳이었던 중국 내 자동차 공장은 오는 2017년 140곳에 달할 전망이다.
이에 따라 중국 내 자동차 생산도 급증, 공급과잉으로 완성차 회사들이 출혈경쟁을 벌일 것이라는 관측도 제기된다.
◆ 자동차 회사들 너도나도 中에 공장 짓는다
시장조사기관 IHS 오토모티브에 따르면 올해 중국에서 생산되는 자동차는 중화권 국가 판매량보다 1080만대가 많을 것으로 예측됐다.
이는 글로벌 경기침체 속에서도 나홀로 성장을 기록한 중국 자동차 시장을 겨냥, 기업들이 한꺼번에 몰려 빚어진 현상이다.
현재 전 세계에서 가장 이익을 많이 내는 자동차 회사 10곳 중 7곳은 중국에 진출해 있다. 도요타는 7.6%의 영업이익률을 기록하고 있으며, 현대차그룹과 아우디 역시 중국 시장을 발판으로 성장하는 중이다.
글로벌 자동차 회사들의 증설 경쟁은 한층 가열돼 현대·기아차는 물론 르노, 피아트 크라이슬러 등이 이미 계획을 발표했거나 프로젝트를 준비하고 있다.
GM의 경우 이미 중국에 22곳의 공장을 가지고 있을 만큼 생산의 상당부분을 중국에 의존하고 있다.
하지만 최근 중국의 상황은 그다지 낙관적이지만은 않다. 시장규모가 2130만대에 달하지만 성장세가 과거에 비해 떨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GM의 댄 암만 사장은 지난달 중국 자동차 시장이 과거 15년 동안 고속성장을 거듭했지만, 수년 내에 성장세가 둔화될 것이라고 했다.
수요는 늘지 않는데 공급만 늘자, 완성차 회사들은 판매 장려를 위해 인센티브에 과도한 지출을 해야만 하는 상황이다.
BMW는 지난달 중국 현지 딜러들에게 8억1500만달러(약 9000억원) 규모의 인센티브를 지급하는 계약을 맺었다. 도요타 역시 2억달러(약 2200억원)를 조인트벤처 중 하나인 딜러에 지급할 예정이다.
◆ 현대차, 4·5공장 동시 추진…공급과잉 우려에도 공격적 증설 불가피
이런 상황에서 현대차는 지난해 말 중국 허베이성 창저우시와 충칭시에 각각 30만대 규모의 4·5공장을 건설할 것이라고 밝혔다.
기아차도 둥펑위에다기아 3공장을 증설하고 있다. 현재 30만대 규모인 3공장의 생산능력을 2016년 45만대까지 확대한다.
현대차측은 “세계 최대 시장인 중국에서 폴크스바겐, GM 등과 업계 선두자리를 놓고 경쟁할 수 있는 토대를 마련하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중국 자동차 시장의 성장세가 꺾일 경우 위험요인도 있는 것이 사실이다.
조수홍 NH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중국에서 공급과잉 이야기는 수년 전부터 계속 나오고 있는데, 절대 시장규모가 줄어드는 것은 아니다”라면서 “모든 자동차 회사들이 중국에 집중하고 있는 상황에서 패권을 잡기 위해 위험을 감수하고라도 공격적인 증설에 나설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