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광우〈사진〉 전 국민연금공단 이사장(연세대 석좌교수)은 "원금만 지키겠다는 발상이야말로 국민연금 재정 안정성 훼손의 지름길"이라며 "기금 수익률이 낮아질수록 소진 시기를 당겨 국가재정과 다음 세대에 엄청난 부담을 주게 되므로 수익성을 극대화하려는 노력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그는 28일 본지 인터뷰에서 "글로벌 금융시장의 풍부한 유동성(돈)과 초저금리 때문에 각국의 연기금과 국부펀드 등 '수퍼 갑'들이 좋은 투자처를 찾기 위해서 무한 경쟁을 펼치고 있다"며 "이런 시대에 국민연금이 채권 같은 안전 자산에만 투자하는 것은 결국 책임을 지지 않겠다는 직무유기나 다름없다"고 덧붙였다.

국제금융 전문가 출신인 전 전 이사장은 2009년부터 2013년까지 3년 반 동안 공단을 이끌면서 국민연금의 수익률 제고와 포트폴리오 다변화를 이끌었다는 평가를 받는다. 전 전 이사장은 재임 중 채권 비중을 80%에서 60%로 줄이고, 런던 개트윅 공항, 미국 콜로니얼 파이프라인 투자 등 굵직한 해외 투자를 성사시켰다.

국민연금 소진에 대한 국민의 불안감에 대해서 전 전 이사장은 "과도한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나라보다 훨씬 일찍 연금을 시작한 독일이나 미국도 기금이 다 소진됐지만 그렇다고 연금을 못 받는 나라는 한 곳도 없다"며 "먼 훗날 기금이 소진되면 보험료와 국가재정으로 연금을 지급하는 방식으로 가게 될 텐데, 그 시기를 최대한 늦추기 위해서라도 기금이 쌓이는 앞으로 20여년간 부지런히 기금을 불려나가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