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과 아마존의 신경전이 점입가경이다. 콘텐츠장터 ‘구글플레이’에서 아마존이 개발한 애플리케이션(앱)이 퇴출된데 이어, 구글이 아마존을 겨냥해 온라인쇼핑 서비스 강화를 선언하고 나섰기 때문이다.
두 회사는 사업 영역별로 사사건건 충돌을 빚으며 앙숙관계가 됐다. 선의의 경쟁에서 감정싸움으로 치닫고 있는 구글과 아마존의 혈투가 언제까지 지속될지 주목된다.
◆ 구글 “아마존닷컴에 연결 못해줘” VS 아마존 “구글과 정보 공유 안해”
15일(현지시각) 월스트리트저널(WSJ)은 구글이 아마존의 ‘원클릭’에 맞서는 ‘바이 나우(buy now)’를 준비중이라고 전했다.
원클릭은 온라인상에서 고객이 물건을 받을 주소·정보를 저장해두고, 실제 물건을 구입할 때 정보를 입력할 필요 없이 접속만 하면 되는 기술이다.
구글은 지금까지 고객이 온라인쇼핑을 할 때 관련 링크(주소)만 제공했지만, 이제는 경쟁자인 아마존닷컴으로 연결시켜주는 대신 본인들이 직접 판매자와 중계에 나서겠다는 것. WSJ은 구글이 직접 물건을 팔거나 배송을 하지는 않을 것이며, 구글 사이트 체류시간을 늘리는 효과는 있을 것이라고 했다.
이 같은 움직임은 아마존이 온라인광고 사업을 준비한다는 소식이 들려온 것이 발단이 됐다. 앞서 구글은 아마존닷컴에 제공중인 온라인광고를 없애고 자체 개발한 소프트웨어로 구현되는 온라인광고를 선보이겠다고 밝혀, 아마존의 심기를 불편하게 했다.
아마존은 구글의 텍스트 기반 광고의 주요 고객이었으나, 이제는 더이상 구글과 자사 제품·재고 정보를 공유하지 않기로 했다. 대신 새로운 광고플랫폼을 기반으로 올해 10억달러(약 1조1000억원)으로 예상되는 광고매출을 확대하는데 주력한다는 방침이다.
◆ 땅에서 하늘에서 상대 겨냥한 기술·제품 경쟁
에릭 슈미트 구글 회장은 올 10월 의미심장한 발언을 남겼다. “구글의 최대 경쟁자는 검색업체가 아닌 아마존”이라고 말한 것이다. 이는 아마존이 배송서비스 사업에 공격적으로 나선 것을 염두한 발언이다.
구글과 아마존은 미국 시장을 무대로 당일배송 서비스를 강화하고 있다. 여기에 드론(무인비행기)을 활용한 배달서비스로 경쟁하면서 땅에서 하늘로 전장이 넓어지고 있다.
두 회사는 서로를 의식하면서 ‘따라하기’ 전략도 구사한다. 예를 들어 구글이 지난해 비디오수신기 ‘크롬캐스트’를 선보이자, 아마존도 올해 ‘파이어TV스틱’이라는 유사 제품을 내놓았다. 파이어TV 스틱은 크롬캐스트보다 처리속도가 빠르고 용량이 크다고 아마존측은 설명했다.
클라우드 컴퓨팅 시장에서도 두 회사는 치열하게 경쟁하고 있다. 아마존이 기업용 서비스에 강점이 있는 반면 구글은 개인용 서비스 고객을 많이 확보했다.
아마존은 온라인에서 책·상품을 판매하기 위한 수단으로 데이터베이스(DB) 운영 기술을 개발했는데, 이를 기반으로 2006년부터 클라우드 사업에 뛰어들었다.
구글은 2012년에서야 클라우드 서비스 ‘구글 드라이브’를 선보였지만 올 10월 기준으로 2억4000만명의 사용자(월간 기준)를 확보하면서 무서운 속도로 아마존을 위협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