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에서 회사를 다니는 임성연(30)씨는 지난달말 차량 공유 서비스 ‘우버’를 사용하고 ‘요금 폭탄’을 맞았다. 평소에는 용산구에서 광진구까지 3만5000원 나왔겠지만 그날은 10만6000원이 나왔다. ‘할로윈’ 축제가 열린 금요일이라 ‘피크 타임 할증 요금(surge pricing)’이 적용돼 3배가 넘는 요금을 물어야 했다. 임씨는 “1년간 우버 서비스를 사용했지만 이런 경우는 처음”이라며 “할증 요금을 적용하는 것에 대한 기준을 공지하지 않아 뒤통수를 맞은 느낌”이라고 말했다.
우버가 지난달 성폭행 사건에 휘말려 여론의 비판을 받은데 이어 이번에는 과도한 할증 요금을 승객에게 부과해 논란에 휩싸였다. 송년회와 회식이 잦은 연말에 우버를 사용했다가 자칫 요금 폭탄을 맞을 수 있어 주의가 요구된다. 우버는 금요일 저녁이나 출근시간처럼 차량이 몰리는 시간대에 요금을 추가로 더하는 3~8배의 할증 요금을 적용하고 있다. 하지만, 그 기준이 명확하지 않아 국내는 물론 해외에서도 불만이 잇따르고 있다.
일반택시도 12시부터 4시까지 ‘야간 할증’에 따라 정상 요금의 20%를 추가로 받는다. 우버는 홈페이지에 ‘차량이 많을 때와 재난, 비상 상황’에 피크타임 정책을 적용한다는 설명만 제공할 뿐 구체적으로 피크타임 할증 요금이 적용되는 시간대와 금액을 명시하고 있지 않다.
한편에선 우버와 우버 기사들이 피크타임은 물론, 재난과 비상 상황을 악용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한 우버 기사는 “지역별로 할증요금이 적용되는데 서울에서는 강남 지역이 할증이 가장 많이 붙어 4~7배까지 붙는다”고 말했다. 또 “여기에 우버 기사들이 할증이 적용되는 시간대에 우버앱을 꺼버리는데, 이렇게 하면 수요 공급으로 할증 요금을 계산하는 우버 시스템상 공급이 줄어 할증 비율이 급격하게 뛴다”고 했다.
피해를 본 소비자들은 특히 고급 리무진 연결 서비스인 ‘우버 블랙’이 요금이 가장 높기 때문에 행사가 많은 연말 등 피크타임에 호출을 자제할 것을 조언했다.
해외에서도 우버의 부도덕한 상도덕이 도마에 올랐다. 우버는 15일(현지시각) 호주 시드니 상업지구(CBD)에서 인질극이 벌어진 이후 인근 지역의 최저 탑승 가격을 100호주달러(약 9만750원)으로 인상해 비판을 받았다. 이날 무장 대원이 도심에서 30명을 인질로 잡은 후 우버 요금은 사건이 발생하기 전보다 4배 가까이 뛰었다.
여론이 악화되자 우버는 트위터 계정을 통해 “가격을 올린 이유는 더 많은 운전기사들이 해당 지역에서 승객을 태울 수 있도록 격려하기 위해서다”라고 해명했다가 더욱 거센 비난을 받았다. 여론이 더욱 악화되자 우버 측은 1시간만에 “CBD 지역의 시민들이 안전하게 집에 갈 수 있도록 무료로 서비스를 제공하고 환불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며 입장을 바꿨다.
우버측은 “자체 시스템을 통해 차량 수요와 공급을 실시간으로 분석하고 있으며, 이에 따른 할증 요금을 산정해 우버 기사들이 자발적으로 회피 시간에도 승객을 태울 수 있도록 장려하고 있다”며 “피크타임에 차량을 호출하는 사용자에게 ‘지금 피크타임이라 할증이 몇배 적용될 수 있다’는 공지를 띄우고 있다”고 해명했다. 자체 시스템이 수요·공급을 산출하고 할증 요금을 적용하는 기준은 밝히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