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하공간이었던 서울 삼성동 소재 코엑스몰이 하늘과 연결됐다. 쇼핑몰 곳곳에는 자연 채광이 내부로 들어올 수 있도록 천장을 유리로 만들었다. 기존 코엑스몰이 어두운 느낌을 줬다면 재개장한 코엑스몰은 외부와 내부의 경계를 없애 밝아졌다.
코엑스몰은 오는 27일 정식 개장을 앞두고 하루 전인 26일 사전 공개 행사를 진행했다. 지난 2000년 문을 연 코엑스몰은 국내서 처음으로 몰링(쇼핑과 여가를 동시에 만족하는 소비형태) 개념을 도입했다.
◆내외부 경계 허물고 공간 확대…버버리 뷰티박스·자라홈 등 300곳 입점
코엑스몰 측은 10년 이상 된 노후화된 시설과 불편한 동선, 입점 매장을 전면적으로 개보수했다. 박영배 코엑스몰 대표는 "낡은 시설, 동선에 대한 고객 불만, 주변 경쟁 쇼핑몰의 등장 등으로 코엑스몰의 위상을 재정립할 필요가 있었다"고 리모델링 배경을 설명했다.
이번 리모델링 결과 코엑스몰은 외부와 내부의 연결성이 개선됐다. 방문객은 외부에서 내부로, 내부에서 외부로 손쉽게 오갈 수 있게 됐다.
천장과 벽면 곳곳은 유리소재로 구성됐다. 내부에 들어서도 바깥 풍경을 볼 수있다. 그 결과 다소 답답했던 코엑스 지하 쇼핑몰이 넓고 상쾌해졌다. 특히 지하광장이 곳곳에 설치돼 있어 내부에서도 개방감을 느낄 수 있게 됐다.
쇼핑몰의 전체 공간은 확대됐다. 리모델링 이전 12만 2000㎡였던 연면적은 리모델링 이후 15만4000㎡로 약 2만2000㎡ 커졌다. 전용면적 역시 8만4000㎡에서 9만㎡로 6000㎡로 늘었다.
코엑스몰은 이번 리모델링을 통해 크게 5개 구역으로 나뉘었다. 공간마다 다른 역할이 부여됐다. 가장 핵심이 되는 중심공간인 센트럴 플라자, 공연·행사 등이 열리는 라이브플라자, 도심공항 플라자, 유동인구가 가장 많은 밀레니엄 플라자, 9호선 개통 예정인 아셈플라자 등이다.
입점업체를 보면 신진 디자이너 편집매장 ‘레벨파이브’가 있다. 신진 디자이너에게 자기 제품을 판매할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한 것이다. 이밖에 버버리 뷰티박스와 자라홈, 옐로코너, 베르사체진, 라운지P 등이 입점했다.
코엑스몰은 지난해 9월부터 3차에 걸쳐 임차인을 재선정했다. 입주업체 수는 300개로 줄였다. 대부분 임차인을 기업 직영매장 위주로 변경했다. 300개 중 70%가 직영매장이다. 단, 코엑스몰 측은 기존 임차인(개인사업자)를 대상으로 30%를 의무 할당했다.
◆ 운영권 놓고 현대百과 소송전, “코엑스몰㈜가 운영할 것”
코엑스몰 운영은 코엑스몰㈜가 맡는다. 무역협회와 코엑스가 각각 코엑스몰㈜ 지분 70%와 30%을 보유하고 있다.
기존 코엑스몰은 현대백화점(069960)이 수탁 운영했다. 코엑스는 지난 1988년 현대백화점에 지하 아케이드 운영권을 넘겼고 3년 내지 5년 단위로 위탁계약을 갱신했다.
코엑스는 2012년 리모델링 공사에 들어가면서 코엑스몰 위탁 운영 계약을 연장하지 않았다. 현대백화점은 바로 코엑스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현대백화점은 지난 11일 1심에서 패소하자 19일 항소장을 제출했다.
현대백화점 측은 “무역협회는 1987년 한무쇼핑(현대백화점 계열회사)과 서울 삼성동 무역센터단지의 백화점과 지하 아케이드(현재 코엑스몰) 등 쇼핑센터를 운영하기로 약정서를 맺었다”며 “무역협회가 코엑스몰에 대한 운영권 계약을 일방적으로 종료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코엑스 측은 “현대백화점에게 아케이드 4000평의 운영을 위탁했을 뿐이다. 재개장한 코엑스몰은 엄연히 다른 쇼핑몰이다. 현대백화점에 운영권을 줄 의무가 없다”고 주장한다.
코엑스몰㈜ 자본금은 3억원 안팎이고 임직원은 10명가량이다. 업계에선 이런 작은 회사가 4만평 넘는 코엑스몰을 운영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는 지적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