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주탐사선이 사상 처음으로 혜성에 착륙했다. 10년 8개월간 64억㎞를 날아가서 그 작은 혜성에 어떻게 착륙할 수 있었을까. 다양한 궁금증을 풀어본다.

―로제타호는 현재 지구와 5억1000만㎞ 떨어진 곳에 있다. 하지만 2004년 3월 발사 후 로제타호의 총 비행 거리는 64억㎞이다. 왜 혜성으로 바로 가지 않고 훨씬 긴 거리를 돌아서 갔나.

"로제타호는 발사 후 지구와 화성을 네 번 타원 궤도로 돌고 나서 혜성과 랑데부를 했다. 지구와 화성의 중력이 각각 탐사선을 끌어당기는 힘을 이용해 우주로 튕겨나가기 위해서다. 이렇게 하면 연료를 많이 쓰지 않고 혜성에 접근할 수 있다. 우주탐사선 보이저 2호도 목성과 토성의 중력을 이용해 해왕성 너머까지 여행했다."

―지구 관제센터는 우주선과 어떻게 통신을 하나.

"지구와의 교신은 전파로 한다. 전파는 빛의 일종이다. 빛의 속도는 초속 30만㎞. 착륙선이 내린 혜성 '67P/추류모프-게라시멘코'와 지구 사이의 거리는 5억1000만㎞이다. 따라서 착륙선이 보낸 전파가 지구에 도착하는 데는 30분쯤 걸린다. 유럽우주국이 혜성 착륙 사실을 실제 시점보다 31분 뒤에 확인했다고 발표한 것도 이 때문이다."

―착륙선에서 보내오는 자료는 어떤 것인가.

"필래 탐사로봇에는 10대의 과학 장비가 있다. X선 분석 장비와 기체 분석 장비로 혜성 표면을 이루는 물질이 무엇인지 분석한다. 라디오파 탐지기로 혜성 내부도 분석한다. 카메라로 혜성 촬영도 한다. 모든 분석 결과는 전파로 바뀌어 로제타호를 거쳐 지구로 전달된다. 지구에서는 전파 신호를 디지털 신호로 바꾸어 영상 등으로 복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