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에서 열리는 연중 최대 규모 전자제품 전시회인 'IFA 2014'가 5일(현지 시각) 독일 베를린에서 개막한다. 당초 IFA의 주인공은 TV·냉장고·세탁기 등 가전제품이었지만 최근엔 스마트폰·웨어러블(착용형) 기기가 그 자리를 노린다. 하반기 성수기를 겨냥한 세계 스마트폰 업체들이 신제품을 대거 들고 나왔다. 삼성전자·소니는 이미 IFA가 개막하기도 전에 베를린에서 모바일 신제품 발표 행사를 열었으며 LG전자와 중국 업체들도 IFA에 대규모 전시관을 마련했다.

삼성·LG·중국들, 모바일 신제품 대거 출시

스마트폰으로 대표되는 모바일 기기는 단순히 통화를 하고 이메일, 문자메시지 주고받는 것을 넘어 집안의 모든 가전제품을 조종하는 '스마트홈'의 핵심 장치로 자리 잡고 있다. 삼성전자의 스마트홈 시스템이나 LG전자의 '홈챗'은 스마트폰을 이용해 사용자의 위치를 파악하고 냉장고·에어컨 같은 가전제품 작동을 조절한다.

삼성전자 가상현실 기기 '기어 VR' - 삼성전자가 3일(현지 시각) 독일 베를린에서 열린 ‘삼성 모바일 언팩(Unpack)’ 행사에서 가상현실 기기인 ‘기어 VR’을 소개하고 있다.

모바일 기기 경쟁의 신호탄은 삼성전자가 먼저 쏘아 올렸다. 삼성은 3일(현지 시각) 독일 베를린에서 올 하반기를 겨냥한 전략 스마트폰 '갤럭시노트4' '갤럭시노트 엣지', 웨어러블 기기인 '기어S', 가상현실 기기 '기어VR' 등을 대거 공개했다. 이날 행사를 진행한 이돈주 삼성전자 무선사업부 전략마케팅실장(사장)은 "스마트폰은 삶과 인터넷을 연결해주는 매개체"라며 "새로운 갤럭시노트를 통해 새로운 문화를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같은 날 일본의 소니도 베를린에서 행사를 열고 전략 스마트폰인 '엑스페리아Z3'와 태블릿PC '엑스페리아Z3 태블릿 컴팩트', 웨어러블 기기 '스마트워치3' 등을 공개했다. 엑스페리아Z3는 디지털 카메라 '명가(名家)'인 소니의 명성을 보여주듯 2070만화소의 내장 카메라로 주목받았다. 소니 스마트워치3는 삼성 기어S 등과 치열한 경쟁을 예고했다. 소니의 히라이 가즈오 최고경영자(CEO)는 "신제품은 한 차원 높은 사용자 경험을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LG전자 스마트워치 'G워치 R' - 독일 베를린에 있는 ‘IFA 2014’ 전시회에서 LG전자 모델들이 스마트워치 ‘G워치R’을 소개하고 있다.

LG전자는 스마트폰 'G3 스타일러스'와 스마트워치 'G워치R'을 전시한다. G3 스타일러스는 LG 스마트폰 중 처음으로 '전자펜'을 탑재한 제품이다. OLED(유기발광다이오드) 화면을 채택해 동그란 모양으로 만든 G워치R은 디자인 측면에서 높은 점수를 받고 있다.

양자점 TV로 앞서가는 중국 TCL

중국·대만 업체들도 IFA를 유럽 시장 공략의 전초기지로 삼고 신제품을 대거 공개했다. 세계 3위 스마트폰 업체로 떠오른 중국 화웨이는 이번 IFA 전시장 규모를 작년보다 2배가량 늘렸다. 화웨이는 6.1인치 대화면에 지문 인식 기능을 넣은 스마트폰 '어센트 메이트4'를 IFA에서 처음 선보일 예정이다. 레노버모토로라를 인수한 이후 처음 내놓는 스마트폰 '바이브X2'를 공개한다. 대만의 ASUS는 스마트워치 '젠워치'를 공개하며 본격적으로 시장에 뛰어들었다. 젠워치는 199유로(약 20만원)의 저렴한 가격으로 승부수를 띄웠다.

관심이 쏠렸던 양자점(Quantum dot·퀀텀닷) TV는 우리나라나 일본 업체가 아닌 중국의 TCL이 공개한다. 미국의 경제 전문 매체 포브스에 따르면 TCL은 이번 IFA에서 세계 최초로 55인치 크기의 양자점 TV를 전시한다. 양자점 TV는 빛을 내는 광원(光原)을 형광램프 대신 양자점이라는 반도체를 활용해 색 재현율을 크게 높인 TV다.

현재 출시된 TV 중 색을 제일 잘 표현한다는 OLED TV보다 10% 정도 화질이 높다. TCL은 비슷한 크기의 OLED TV 가격의 3분의 1 수준에 양자점 TV를 출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에 대해 삼성전자는 "아직 양자점 TV를 공개할 계획은 없다"며 "섣불리 공개하기보다는 중금속 문제 등 양자점 TV의 문제를 완벽하게 해결하고 난 뒤에 선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TV 시장의 트렌드를 이끌어온 삼성전자와 LG전자는 올해는 기존 제품 위주로 전시한다. LG전자는 OLED 패널로 만든 UHD(초고화질) TV를 전면에 내세운다. 삼성전자는 105인치 벤더블(가변형) TV를 IFA에서 전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