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1위 포털 네이버가 일본 소프트뱅크, 중국 알리바바그룹과 투자 및 전략적 제휴를 위한 협상을 진행 중인 것으로 30일 확인됐다. 네이버 고위 관계자는 이날 "소프트뱅크와 알리바바가 모바일 메신저 업체 '라인'에 투자하거나 전략적 제휴를 맺고 싶다는 의사를 밝혀와 협상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라인은 네이버가 지분 100%를 가진 자회사이며, 사용자 4억8000만명을 확보하고 있다. 소프트뱅크와 알리바바는 각각 라인 지분 30% 정도를 인수하기를 희망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협상이 타결될 경우 한·중·일의 대표적인 정보기술(IT) 업체들이 연합해 글로벌 모바일 시장 공략에 나서게 된다.

네이버 라인, 소프트뱅크·알리바바와 투자 협상

라인은 미국 페이스북의 와츠앱, 중국 텐센트의 위챗과 경쟁하는 세계 3대 모바일 메신저다. 라인의 강점은 성장 속도. 이해진 네이버 의장은 작년 11월 일본에서 라인 가입자 3억명 돌파를 기념해 기자간담회를 열어 "2014년 목표는 가입자 5억명 돌파"라고 말했다.

이 발표 이후 라인은 기대 이상의 속도로 성장 중이다. 매일 가입자가 평균 83만명씩 증가해 올 4월 1일 4억명을 돌파했다. 이 추세대로라면 올해 말 가입자 숫자는 5억명을 훌쩍 넘어 6억명까지 불어난다.

덕분에 라인의 기업 가치도 폭등세다. 동양증권 이창영 연구원은 "라인의 현재 기업 가치는 23조원으로 추산된다"며 "상장을 하면 시가총액이 28조5000억원까지 올라갈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라인도 심각한 고민이 있다. 라인은 일본·인도네시아·대만·태국 등 아시아 국가에서 시장 1위다. 문제는 세계 양대 시장인 미국에선 페이스북의 '와츠앱'에, 중국에선 텐센트의 '위챗'에 밀려 힘을 쓰지 못한다는 것.

네이버는 소프트뱅크·알리바바와 손을 잡을 경우 미국과 중국 시장에서 획기적인 도약을 노릴 수 있다. 재일교포 손정의 회장이 이끄는 일본 최대의 IT 기업 소프트뱅크는 과감한 투자와 인수·합병(M&A)으로 유명하다. 작년 미국 3위 통신사인 스프린트를 인수했으며 현재 4위 통신사인 T모바일도 인수에 합의한 상태다. 소프트뱅크는 라인이 미국 모바일 시장 공략을 위한 중요한 파트너가 될 수 있다고 보고 지분 투자를 제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양사는 스프린트와 T모바일이 판매하는 스마트폰에 미리 라인 앱(응용프로그램)을 탑재할 경우 미국에서 라인 사용자를 대폭 늘릴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미국·중국서 영향력 확대 노려

알리바바그룹은 중국 시장의 핵심 파트너가 될 수 있다. 알리바바는 기업 간(B2B) 상거래 사이트 '알리바바닷컴', 온라인쇼핑몰 '타오바오', 전자결제 서비스 '알리페이' 등을 운영한다. 작년 소비자 대상의 상품 거래액이 254조원으로, 중국 전체 거래액의 5분의 4를 차지했다.

알리바바도 전자상거래 외에 경쟁력 있는 모바일 서비스가 절실한 상황이다. IT 시장 주도권을 놓고 치열하게 경쟁하는 텐센트는 '위챗'을 갖고 있다. 이 때문에 알리바바는 아시아권에서 인기가 높은 라인을 파트너로 점찍은 것으로 알려졌다.

라인 투자를 희망하는 소프트뱅크와 알리바바는 사실상 '형제' 회사나 다름없다. 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은 2000년 벤처기업이던 알리바바에 2000만달러(약 205억원)를 투자해 지분 34.4%를 확보, 최대 주주가 됐다. 알리바바가 다음 달 초 미국 증시에 상장하면 소프트뱅크가 보유한 지분 가치는 578억달러(약 59조원)로 불어날 전망이다.

'실탄'이 충분한 소프트뱅크와 알리바바는 라인 지분을 가능한 한 많이 인수하기를 원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네이버는 지분을 적게 넘기면서 해외 사업에 관한 전략적 제휴를 맺길 원해 협상이 길어지는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