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탁결제원이 한국거래소를 제치고 금융위원회로부터 단독으로 우리나라 글로벌 법인식별기호(LEI·Legal Entity Identifier) 발급 예비기관에 선정됐다. 앞으로 글로벌 LEI시스템 운영기구인 지역운영기구(LOU) 의 최종 승인을 받으면 LEI 발급 기관으로 결정된다.
유재훈 예탁결제원 사장은 8일 서울 여의도 본원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올 상반기에 한국거래소와의 경쟁을 뚫고 LEI 발급 기관으로 선정됐다”고 밝혔다. LEI는 금융거래를 하는 법인에게 사람의 주민등록번호처럼 단일 코드번호를 부여해 금융자회사들의 금융거래 및 신용위험도를 통합관리하는 시스템을 말한다. 이 제도는 지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리먼브라더스나 골드만삭스 등 대형투자은행의 채권발행 금액이 합산되지 않아 금융당국이 혼란을 겪은 이후 도입됐으며 현재 전세계 28개 국가, 28만개 법인이 LEI코드를 사용하고 있다.
유 사장은 “법인식별기호(LEI)제도를 이용하면 법인과 관련된 모든 거래 정보를 통합해 관리할 수 있다”며 “이미 LEI코드 시스템을 도입한 해외 기관과 시스템 제도와 관련한 정보를 교류해 제도를 보완하고,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마련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유 사장은 이 외에도 퇴직연금 상품 가입과 결제를 통합해서 관리하는 중앙시스템인 ‘팬션 클리어(Pension Clear)’ 제도 구축에 속도를 낼 것이라는 계획도 전했다. 그는 “내년 7월까지 퇴직연금 인프라스트럭처를 완성하겠다고 했지만 일부에서 베타버전을 올해 연말 안에 선보이자는 의견이 있다”며 “조만간 팬션 클리어의 외형을 일부라도 공개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위안화 허브 구축과 관련해서는 “지난 6개월 동안 홍콩, 호주, 룩셈부르크 등 이미 위안화 허브 제도를 실시하고 있는 지역에 다녀와보니 현재 예탁원이 하고 있는 채권관련 부대서비스(증권대차서비스, 위안화 환전서비스, RP) 등이 제대로 활성화돼야 국내 위안화 거래가 제대로 안착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