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초 기업간 인수ㆍ합병(M&A)에 나섰다가 매각에 실패했던 코스닥 기업 셀루메드가 다시 매물로 나왔다. 셀루메드의 최대주주 측은 지난 3월 1차 매각 실패 이후 가격을 다소 낮춘 것으로 전해졌다. 그럼에도 최대주주 측이 원하는 가격과 원매자가 제시한 가격 차이가 커 매각이 성사되기까지는 다소 시일이 걸릴 전망이다.

19일 증권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셀루메드(049180)(구 코리아본뱅크)의 최대주주 측은 경영권과 보유 주식 등을 포함해 약 140억원 수준에서 회사 매각을 희망하는 반면, 매수를 희망하는 측이 제시한 금액은 100억원 안팎인 것으로 알려졌다. 매각 희망 가격이 셀루메드가 올 초 처음 M&A 대상으로 거론됐을 때에 비해 다소 낮아지기는 했지만, 여전히 매수ㆍ매도자 간 입장 차이가 큰 상황이다.

셀루메드의 최대주주는 지분 5.66%를 보유한 심영복 대표이사다. 특수관계인의 보유지분까지 합하면 심 대표 측의 지분율은 14.56%로 늘어난다. 심 대표 측이 회사를 매각하길 희망하면서도 좀처럼 매각가격을 낮추지 않고 있는 것은, 요즈음 회사에 현금이 꾸준히 유입되고 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실제로 셀루메드에는 최근 한 달 만에 40억원의 자금이 들어왔다. 지난달 15일과 이달 3일에 신주인수권이 행사된 덕이다. 회사가 2010년 이후 줄곧 당기순손실을 기록하고 있고, 올해 1분기 기준으로 현금성 자산이 10억원에 미치지 못했던 점을 감안하면 적지 않은 돈이 유입된 것이다. 이와는 별도로 셀루메드는 17일 일반공모 방식으로 1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한다고 공시하며 추가 현금 조달에도 나섰다.

코스닥 업계 관계자는 “회사에 최대한 현금을 많이 비축하면 최대주주 측이 받을 수 있는 매각 프리미엄이 올라갈 수 있다”면서 “셀루메드가 유상증자를 결정한 것도 매각 가격을 높여보고자 하는 전략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현재 매각과 관련해 매수ㆍ매도자 간 가격 차이가 나기 때문에 심 대표가 직접 움직이지는 않고 심 대표의 측근이 원매자 측과 만나 가격을 조율 중인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이에 대해 셀루메드 측 관계자는 “심 대표가 경영에 대한 의지가 확고하기 때문에 대표의 지분 매각과 관련한 협상은 없는 상태”라며 “특수관계인과 관련한 지분 매각은 꾸준히 논의되고 있다”고 했다. 이 관계자는 또 “(일반공모 유상증자를 하는 것은) 오는 24일과 8월에 돌아오는 신주인수권부사채(BW) 상환을 위해 유용 자금을 마련하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셀루메드는 인체조직은행을 보유하고 줄기세포 치료제를 연구하는 바이오산업 분야의 기업이다. 이에 따라 회사가 매각될 경우 비슷한 사업 아이템을 가진 비상장 바이오 기업이 셀루메드를 사들일 가능성이 크다는 얘기가 나온다. 셀루메드가 일종의 쉘(shellㆍ껍데기) 역할을 해 펄(pearlㆍ사업모델이 좋고 매출과 영업이익이 발생하는 비상장사)을 붙이는 구조다.

매각 협상 소식이 나왔던 3월 이후 셀루메드의 주가는 상한가와 하한가를 오르내린 바 있다. 매각이 무산됐다는 소식이 전해진 3월 27일에는 주가가 가격제한폭까지 떨어지기도 했지만, 약 한 달만인 4월 17일부터는 사흘 연속 상한가로 치솟았다. 종가 기준으로 3월과 4월 두 달 동안 셀루메드의 주가는 1950원에서 최고 3230원까지 등락을 거듭했다. 셀루메드는 전날 2980원에 거래되며 장을 마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