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가 파생상품의 과세 방법에 대해 매매차익에 양도소득세를 부과하는 방향으로 가닥을 잡았다. 그러나 구체적인 방법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고 양도세 도입을 위해 선행돼야 할 과제들도 많아 논의 과정에서 진통이 예상된다.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조세개혁소위원회는 지난 22일 파생상품 양도차익에 대해 양도소득세를 부과하는 것이 적절하다는 내용의 활동보고서를 채택했다. 그러나 구체적으로 어떻게 과세할 것인지에 대해선 정하지 못했다.

현재 국회에는 파생상품 양도차익에 양도소득세를 물리자는 내용으로 나성린 새누리당 의원이 대표발의한 소득세법 일부개정법률안이 올라가 있다. 그러나 이 법안에도 세율(10%)과 기본공제(250만원)만 정해졌을 뿐 구체적인 과세 방법은 빠져있다.

가장 논란이 될 부분은 이월손실공제의 적용 여부다. 예를들어 투자자가 파생상품 거래를 통해 1억원의 손실을 본 후 이듬해 1000만원의 이득을 봤을 경우 2년동안 총 9000만원의 투자 손실을 본 셈이다. 이 때문에 투자자 입장에서는 전년도의 손실을 감안해 세금을 매기면 안 된다고 생각한다. 실제로 법인세의 경우 회계연도에 결손금이 발생하면 10년동안 결손금을 이월시켜 세금을 내지 않거나 전에 냈던 세금을 돌려받을 수 있다. 법인의 경영활동이 수년동안 진행되는 연속성을 감안한 것이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파생상품 투자도 법인의 경영처럼 투자가 수 년동안 이뤄지기 때문에 이월손실공제가 반드시 적용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파생상품 양도소득에 이월손실공제를 적용할 경우 주식 양도차익 과세와의 형평성 문제가 생길 수 있다. 현재 주식은 비상장사 주식이나 보유 지분율이 2% 이상(코스닥은 4%) 또는 시가 50억원(코스닥 40억원) 이상인 상장 주식을 가진 대주주가 해당 주식을 매매할 경우 양도세를 물리는데 이 같은 이월손실공제가 적용되지 않고 있다.

또 이월손실공제를 적용하면 세수 효과도 크게 줄어들고 세제가 복잡해 행정비용만 늘어날 수 있다. 국회예산정책처도 지난 22일 '파생상품 과세 방안에 대한 분석' 보고서에서 파생상품 양도소득세 방식을 지지하면서도 "상대적으로 조세행정비용은 크고 세수효과는 작다"고 진단했었다.

현물시장과의 합산 과세 여부도 논란이 될 전망이다. 파생상품의 본래 목적은 현물 거래에서 일어날 수 있는 위험을 헤지(회피) 하기 위해서다. 예를들어 현물 가격이 떨어질 것이 걱정되면 파생상품에서 현물과 가격이 반대로 움직이는 상품에 투자해 손해를 줄이는 식이다. 이 때문에 단순히 파생상품 이익에만 과세하면 안 되고 기초자산이 되는 현물거래의 손실을 함께 반영하는 과세 방식을 도입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이 외에도 계좌통합이라는 선행 작업이 제대로 이뤄질지 여부도 문제다. 개인이 A증권사 계좌를 통해 파생상품을 거래해 1억원의 이득을 봤고, B증권사 계좌에서는 5000만원의 손해를 봤다면 이득을 본 5000만원에 대해서만 과세를 하는 것이 상식적이다. 그러나 지금은 계좌통합이 이뤄지지 않아 A증권사 계좌에서 난 1억원의 이득에만 과세를 하고 B계좌의 손실은 무시된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한국거래소에서 개인별로 계좌통합 작업이 이뤄져야 한다. 그러나 이를 위해서는 개인 정보를 한 곳에 집중시켜야 하는 위험이 있고 개인정보가 과도하게 노출된다는 반대여론도 큰 상황이다.

이효섭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파생상품 양도소득세 도입을 위해서는 부과방식이나 계좌통합, 합산 과세 등 선행돼야 하는 과제들이 많다"며 "파생상품에만 양도세를 매길 경우 현물과의 형평성 문제가 생길수 있고 파생상품 거래량 감소로 인해 파생상품 시장 왜곡 현상이 오면서 현물시장까지 왜곡될 가능성이 있는 것도 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