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교부 본부 및 재외공관에서 사용하는 모든 업무용 PC가 지난 8일 보안 기술 지원이 종료돼 해킹 위험이 있는 '윈도XP' 운영체제(OS)를 사용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외교부는 내년 상반기에나 새 운영체제로 교체할 계획이어서, 1년 가까이 국가 기밀을 담은 PC가 해킹 위험에 노출될 상황인 것으로 나타났다.

본지가 9일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소속 우상호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으로부터 입수한 자료에 따르면, 외교부 본부의 1500대, 179개 재외공관의 3000대 등 업무용 PC 4500대가 100% 윈도XP를 사용 중인 것으로 드러났다.

마이크로소프트(MS)는 지난 8일 윈도XP용 마지막 문제 수정 업데이트를 배포한 후 기술 지원을 종료했다. 새로운 보안 허점이 발견되더라도 더 이상 고치지 않는다는 뜻이다.

이에 따라 해커가 윈도XP의 보안 허점을 이용해 외교부의 업무용 PC를 공격하면 국가 중요 기밀이 빠져나가는 것은 물론, 최악의 경우 179개 재외공관의 업무가 일시에 마비될 수도 있다.

외교부는 이에 대해 "업무용 PC는 인터넷망과는 달리 내부 전용망으로 운영돼 외부 해킹 공격으로부터 안전하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김승주 고려대 정보보호 대학원 교수는 "이란 핵시설을 망가뜨린 악성코드 '스턱스넷(Stuxnet)'도 인터넷과 분리된 전용망에 침투해 국가 기간 시설을 마비시켰다"며 안전을 장담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