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룩말은 왜 줄무늬를 갖고 있을까. 19세기 진화학자인 월러스는 "줄무늬는 맹수의 위협을 피하는 위장 효과로 발달했다"고 주장했다. 반면 다윈은 "줄무늬 때문에 눈에 더 잘 띈다"고 반박했다.
미국 과학자들이 120년 넘게 이어져 온 줄무늬 논쟁에 새로운 답을 내놓았다. UC데이비스의 팀 카로(Caro) 교수는 지난 1일 인터넷 국제 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에 "모든 조건을 감안한 결과 얼룩말의 줄무늬는 파리를 쫓기 위한 것"이라고 밝혔다.
연구진은 얼룩말이 속한 말과(科) 동물 7종에 대해 서식지 환경과 줄무늬, 털의 두께, 천적 등을 분석했다. 먼저 얼룩말이 사는 곳은 피를 빨고 치명적인 질병을 옮기는 쇠등에(말파리), 체체파리가 번식하는 장소와 겹쳤다. 특히 파리가 극성을 부리는 곳일수록 줄무늬가 더 선명했다.
카로 교수는 "다른 발굽 동물은 털이 길어 파리를 막을 수 있지만, 얼룩말의 털은 파리의 주둥이와 길이가 같거나 짧아 막기 어렵다"며 "털 대신 줄무늬가 파리를 막는 역할을 했다"고 밝혔다. 줄무늬에서 반사되는 빛은 형태가 다양해 파리가 꼬이지 않는다는 것이다. 파리는 한 가지 형태로만 반사되는 짙은 단색을 좋아하는 습성이 있다.
카로 교수는 월러스의 위장 효과설(說)은 탁 트인 초원에 사는 얼룩말에는 맞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줄무늬가 천적의 눈을 어지럽게 한다는 것은 사람 대상 실험일 뿐이고, 사자는 얼룩말 사냥 성공률이 높다고 반박했다.
그런데 얼룩말의 줄무늬는 흰 바탕에 검은 줄일까, 검은 바탕에 흰 줄일까. 정답은 후자다. 얼룩말의 태아는 원래 검은 피부이며 세상에 나오기 직전에 흰 줄이 생긴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