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이 '마이스(MICE) 산업'의 중심지로 부상하면서 특급호텔 등 고급 숙박시설 수요가 가파르게 늘고 있다. 해운대를 중심으로 전시·컨벤션 산업이 확대되고, 동(東)부산 지역에 신흥 관광단지 개발 등이 맞물려 국내외 유명 호텔업체들이 부산에 투자를 집중하고 있다. 2016~18년 사이에 힐튼 등 글로벌 호텔 체인점을 포함해 6성급(星級) 특급 호텔만 4곳 넘게 문을 열 예정이다.

실제로 부산 해운대에 있는 벡스코(BEXCO)는 지난해 행사를 총 1048건 열었다. 2001년 개장 후 연간 행사 개최가 1000건을 돌파한 것은 처음이다. 부산은 지난해 전시·컨벤션 행사로만 340만명이 넘는 방문객을 유치했다. 부산시는 올 2월 "아시아의 마이스(MICE) 중심 도시가 되겠다"며 '마이스 산업 육성계획'을 내놓았다.

2018년까지 6성급 특급 호텔 4곳 들어서

에머슨퍼시픽그룹은 이달 27일 부산 기장군 기장읍 동부산관광단지에 '힐튼부산호텔'과 '아난티 펜트하우스' 착공식을 연다고 25일 밝혔다. 해운대에서 자동차로 10분 거리에 있는 7만5766㎡(약 2만3000평) 부지에 2016년 4월 완공 목표로 306실 규모 6성급 호텔과 90실을 갖춘 최고급 별장 단지를 짓는다. 길이 1㎞ 전용 해변을 갖춘 힐튼부산호텔은 모든 객실이 일반 특급 호텔 객실보다 넓은 56㎡(17평) 크기 스위트룸으로 설계된 것이 특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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힐튼부산호텔 옆에 들어서는 아난티 펜트하우스는 353㎡(107평)짜리 최고급 별장 90실로 구성된다. 야외 테라스에 개인용 풀을 설치한 것은 국내에선 처음이다. 이만규 에머슨퍼시픽 대표는 "천혜(天惠)의 자연 풍광에 최고급 서비스를 더해 소비력 있는 관광객의 유입을 기대하고 있다"며 "생산 유발 효과 약 1조2500억원, 연간 고용 창출 5600명을 예상한다"고 말했다.

해운대 해수욕장에 3조원을 투입해 부산 최고층(101층)으로 건설되는 '엘시티'에는 롯데호텔이 들어선다. 롯데호텔은 2018년쯤 296실을 갖춘 6성급 특급 호텔을 운영할 계획이다. 그동안 특1급 호텔이 없던 광안리 해수욕장 부근엔 총 1000실 규모 영국 랭햄호텔이 들어선다. 올해 하반기에 착공해 2017년까지 특급 호텔 1개 동, 비즈니스호텔 1개 동을 건설한다. 일본 기업 세가사미가 벡스코 부대시설 부지(9911㎡)에 짓는 특급 호텔도 2017년부터 고객을 맞을 것으로 보인다.

초대형 쇼핑센터 등 관련 인프라 투자도 활발

국내외 기업들이 부산에 앞다퉈 특급 호텔을 짓는 것은 시장성이 높다는 판단에서다. 특히 해변을 끼고 있는 해운대 일대는 관광과 전시 산업을 묶을 수 있는 최적의 입지로 꼽힌다. 이미 해운대 지역 특1급 호텔은 주말 객실 점유율이 80~95% 정도로 관광 성수기나 대형 국제행사가 열릴 때면 방 구하기 전쟁이 벌어진다. 더욱이 중국 관광객 유입도 늘고 있어 현재 2500실(室) 정도인 고급 호텔 객실 수로는 수요를 감당하지 못한다는 분석이다. 주수현 부산발전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마이스 산업의 성장으로 부산뿐만 아니라 울산·경남 지역으로까지 집객(集客) 효과가 확대될 것"이라고 말했다.

마이스 산업의 기본 인프라인 쇼핑 시설에 대한 투자도 활발하다. 롯데쇼핑은 4000억원을 투자해 올해 12월 동부산관광단지 안에 영업면적 7만9000㎡ 규모 '부산롯데복합쇼핑몰'을 연다. 롯데 측은 중국·일본 등 해외 관광객만 연간 30만명 이상 유치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2009년 해운대 센텀시티에 백화점을 연 신세계는 현재 주차장으로 쓰는 부지(1만8499㎡)에 2016년까지 3000억원을 들여 매장과 부대 시설을 확충할 계획이다.

☞마이스(MICE)

기업회의(Meeting), 포상관광(Incentives), 국제회의(Convention), 이벤트·전시회(Events & Exhibition)의 머리글자를 딴 것. 복합적인 관광 서비스 산업으로 일반 관광업보다 부가가치가 훨씬 높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