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니클로 모델로 발탁된 배우 강동원(좌)과 전지현.

저가 정책을 쓰는 제조·직매형(SPA) 브랜드가 광고 모델에는 투자를 아끼지 않는다. 유니클로는 최근 배우 전지현과 강동원을 모델로 발탁했다고 밝혔다. 수지, 슈퍼주니어 등 한류를 이끄는 아이돌 스타들도 다양한 SPA브랜드 모델로 활동하고 있다.

SPA 브랜드가 최상급 모델을 기용하는 이유는 다양하다. 업계 관계자는 저가 이미지 탈피, 해외 고객 마케팅 등 이유로 톱모델이 SPA 시장에서 인기라고 분석했다.

유니클로는 ‘SPA 브랜드는 싸구려’라는 이미지를 없애기 위해 유명 배우를 모델로 써왔다. 지금까지 유니클로 모델은 배우 이나영, 김민희, 류승범, 배두나 등이 있었다. 유니클로 관계자는 “저렴해서 SPA브랜드 옷을 입는 것이 아닌 품질이 좋은 옷이라는 이미지를 전달하고자 최상급 배우들을 모델로 기용했다”고 밝혔다.

유니클로는 전 세계 시장에서 동일한 모델을 사용한다. 다만 한국과 일본 등지에서는 유니클로 이미지와 맞는 모델을 따로 쓰기도 한다. 전지현, 강동원, 이나영, 김민희 등은 한국 모델이었다. 배두나는 세계 시장을 염두한 모델이다.

유명 연예인을 광고로 활용하면 이미지 제고엔 도움이 되지만 그만큼 비용이 많이 든다. 유니클로 광고 선전비는 2010년 102억원에서 2013년 280억원으로 2배 이상 급증했다.

업계 관계자는 “방송광고까지 감안하면 광고비는 더 많이 들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 모델로 기용한 전지현과 강동원은 지면광고에만 나오지만 이전 모델들은 TV광고에도 나왔다.

이랜드 '스파오'는 슈퍼주니어와 에프엑스가 모델로 활동 중이다.

해외 고객에게 브랜드를 홍보하기 위해 S급 모델을 활용하는 경우도 있다. 한국을 찾는 관광객 등에 인지도를 높이면 해외 진출에 도움이 된다.

이랜드의 ‘스파오’는 슈퍼주니어와 에프엑스, ‘로엠’는 수지, ‘미쏘’는 손담비와 애프터스쿨을 모델로 채택했다. 글로벌 SPA브랜드 에이치커넥트(H:CONNECT)는 유이, 동광인터내셔날의 ‘플러스 에스 큐’는 가인이 모델이다.

스파오는 한류 스타를 모델로 기용해 중국인 관광객을 대상으로 홍보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다. 스파오 명동 매장엔 슈퍼주니어 등신대(사람 크기의 모형)가 설치돼있고 SM 스타멀티숍 ‘에브리싱’이 자리한다. 이랜드 관계자는 “명동 스파오 매장은 중국인들의 관광 코스 중 하나로 발전했다”며 “중국인 관광객에게 브랜드 인지도를 쌓으며 중국 진출에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지난해 삼성에버랜드 패션부문 '에잇세컨즈' 캠페인 모델로 김나영이 활동했다.

SPA브랜드지만 고정 모델을 쓰지 않는 브랜드도 있다. 스페인 SPA 브랜드 ‘자라’, 삼성에버랜드 패션부문 ‘에잇세컨즈’가 대표적이다. 빠르게 변화하는 SPA 패션 특성상 한 연예인 이미지가 브랜드와 맞물리면 독이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에잇세컨즈는 단기 모델을 활용하는 전략을 쓴다. 특정 시기 가장 이슈 되는 모델을 브랜드 이미지에 맞춰 빠르게 활용하는 것이다. 지난해 방송인 김나영이 파리 패션위크에서 독특한 패션으로 인기를 끌자 바로 모델로 발탁하기도 했다. 삼성에버랜드 패션부문 관계자는 “각 시기 떠오르는 모델과 3~5개월 정도 짧게 계약한다”며 “전속 모델은 없고 캠페인에 모델을 활용하는 정도다”고 말했다.

오세조 연세대 경영학과 교수는 “스타마케팅을 통해 SPA브랜드의 중저가 이미지를 불식시킬 수 있다”며 “전지현이 드라마에서 입던 명품 옷 이미지가 SPA브랜드로 전이되는 효과가 있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다만 스타는 다양한 광고를 하기 때문에 제품과 이미지가 연결되지 않을 수 있다”며 “비용이 많이 들고 스타에 따라 브랜드 이미지가 좌우된다는 단점이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