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토교통부가 창조경제 구현을 위한 핵심 사업의 하나로 270억원을 투입해 만든 지도 애플리케이션(앱) 브이월드가 설익은 상태로 서비스되고 있다. 건축물 등 부동산 정보도 업데이트가 안된 부분이 많았다. 포털인 네이버나 다음에서 제공하는 지도보다 편리성도 떨어졌다. 사용 도중에 프로그램이 계속 종료되는 등 안정성에도 문제가 있었다.

국토교통부는 지난 12일 애플 앱스토어와 구글 플레이 스토어에 ‘브이월드 모바일’을 공개했다. 브이월드 모바일은 국토부가 만든 스마트폰 앱이다. 그동안 웹으로만 사용하던 국토부 브이월드 서비스를 스마트폰으로 사용할 수 있게 했다.

브이월드 서비스는 2·3차원 지도를 제공한다. 특수 촬영한 항공사진을 3차원으로 입체화해 만들었다. 지도를 확대해서 보면 실제 도로나 건물과 비슷한 모습으로 구현된 지도를 확인할 수 있다. 12일 공개된 애플리케이션을 직접 사용해봤다. 포털사이트 네이버와 다음의 지도 앱과 비교도 했다.

◆ 네이버·다음 지도에 비해 사용 어렵고 꺼지기도

브이월드는 포털 사이트 지도보다 편리성이 떨어졌다. 지도 확대 및 방향 조절이 어려웠다. 브이월드 모바일은 손가락으로 지도 확대, 방향 회전, 각도 조절을 할 수 있다.

브이월드 모바일 화면. 지도를 확대하자 건물을 불러오는데 시간이 걸려 일부만 건물이 나타난 모습(좌). 다양한 국가공간정보를 제공하지만 해당 메뉴 버튼은 버튼 모양으로 안돼있다. VWORLD 글자를 눌러야 나타난다.(중) 장소를 등록해 즐겨찾기를 할 수 있다.(우)

손가락으로 조절하다보니 확대시 지도가 돌아가거나 각도가 틀어지기 일쑤다. 손가락을 약간만 움직여도 지도가 금세 축소되거나 확대됐다. 프로그램이 민감해 지도 방향이 바뀌면서 각도가 동시에 바뀌기도 했다. 원하는 지역의 건물을 확대해서 보려면 시간이 필요했다.

네이버·다음 지도는 확대할 때만 두 손가락을 쓴다. 각도 조절 기능은 없다. 로드 뷰 기능을 사용할 때 각도 조절을 하지만 브이월드 모바일보다 사용이 어렵지 않다. 한 손가락만으로 가능하기 때문이다. 또 브이월드 모바일은 포털 지도 앱보다 화면 아이콘이 상대적으로 작다. 부동산 정보가 필요한 중·장년층이 사용하기 어려울 수 있다.

네이버·다음은 3차원 지도를 서비스하지 않고 있다. 대신 위성사진 지도, 항공뷰, 도로 촬영 사진 서비스를 제공한다. 선택 사용이 가능하다. 앱 이용 속도와 사용 안정성 때문이다. 브이월드 서비스는 그래픽을 3차원으로 제공하기 때문에 앱 이용시 반응 속도가 다소 느리다. 특히 지도를 확대하면 건물 그래픽을 띄우는데 시간이 걸렸다.

프로그램이 갑작스레 꺼지기도 한다. 특히 2차원에서 3차원으로 전환시 앱이 자주 종료됐다. 반대의 경우에도 자주 꺼졌다. 이를 방지하기 위해 그래픽 수준을 낮춰 메모리 부담을 줄이는 기능이 있다. 하지만 해당 기능을 사용해도 다른 프로그램이 3가지 정도 켜져 있거나 용량이 부족하면 꺼졌다.

브이월드 서울특별시청은 공사중…길찾기 및 교통안내 서비스 없어 아쉬워

브이월드 웹페이지와 스마트폰 앱 모두 서울특별시청이 공사중인 것으로 나온다.

브이월드 웹페이지와 모바일 서비스는 3차원 그래픽 작업을 해야하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업데이트(정보 갱신)도 느렸다. 브이월드로 서울특별시청을 찾아 확대해보니 공사중인 모습이 나타났다. 네이버와 다음에서 ‘로드뷰’ 기능을 사용하면 현재 완공된 모습이 나온다. 서울시청은 2012년 8월에 완공됐다.

브이월드는 부동산과 토지 이용 정보를 확인할 수 있게 만들었다. 원하는 지역과 건물 간 거리 측정이 가능하다. 면적도 측정할 수 있다. 그러나 ‘길찾기’와 ‘교통안내’ 서비스를 이용할 수 없다. 국토부 관계자는 “자신의 현재 위치를 확인할 수는 있지만 길안내 기능은 없다”며 “해당 기능을 추가할 지는 내부적으로 검토중”이라고 말했다.

길찾기 서비스말고도 아쉬움은 또 있다. 브이월드 웹페이지 및 앱을 사용해 서울시청 인근 및 여의도 지역 3차원지도에서 건물정보를 조회해봤다. 그 결과 공공기관 건물, 상업용 건물, 아파트 모두 건축물 정보가 나타나지 않았다. 국토부 관계자는 “현재 3차원지도 건물정보는 데이터를 업데이트 중이며 서초·강남은 건물정보 확인이 가능하다”며 “2차원지도로 전환하거나 3차원 건물 옵션을 해제하면 정보를 확인할 수 있다”고 말했다.

브이월드 웹페이지에서 3차원 지도 상태로 건물 정보를 조회하자 아무런 정보가 나타나지 않았다. 국토부 관계자는 "3차원 지도에서는 3차원 건물 옵션을 지우면(건물 모형이 없는 상태로 보면) 확인이 가능하다"며 "현재 3차원으로 봐도 건물 정보를 볼 수 있도록 업데이트 중이다"라고 말했다.

3차원지도에서 건물 정보를 확인하는 방법이 있다. 지도선택 메뉴에 들어가 3차원 건물 항목 설정을 해제하면 된다. 문제는 건물정보는 확인할 수 있지만 건물 모양을 입체적으로 볼 수 없게 된다. 브이월드는 3차원 지도 서비스와 부동산 정보에 중점을 둔 시스템인데 핵심 정보를 이용할 수 없는 것이다. 브이월드 웹페이지는 2012년 12월에 공개됐다.

브이월드 서비스에 현재까지 투입된 금액은 총 270억원이다. 데이터 구축을 위해 2011년부터 170억원이 투입됐다. 시스템 구축 비용은 100억원이 들어갔다. 시스템 구축 비용 중 10억원 가량이 스마트폰용 앱을 만드는데 사용됐다. 국토부는 올해도 3차원 공간정보사업에 223억원을 추가로 투입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