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7일 국내 1위 인공관절 개발업체 코렌텍이 금속 3D 프린팅회사인 인스텍을 인수하기로 결정하면서 이 회사 선두훈 대표이사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선 대표는 코스닥 상장업체의 최고경영자(CEO)이자 대전선병원을 운영하는 영훈의료재단의 이사장이라는 두 개의 직함을 갖고 있다. 그는 정몽구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의 맏사위로도 유명한 인물이다.
선 대표는 1957년 서울에서 태어나 가톨릭대 의대에서 정형외과학으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선친인 고(故) 선호영 박사도 1966년부터 대전에서 선병원을 운영해 온 의사였다. 아버지의 대를 이어 의사가 된 셈이다.
선호영 박사의 차남인 선 대표는 2001년 영훈의료재단 이사장으로 취임해 지금도 일하고 있다. 씨티은행 임원으로 일했던 동생 선승훈(셋째)씨와 치과의사인 동생 선경훈(넷째)씨도 각각 의료원장과 치과병원장으로 대전선병원의 운영을 함께 책임지고 있다.
선 대표는 1985년 정몽구 회장의 맏딸인 정성이씨(현 이노션 고문)와 결혼해 현대가(家)의 일원이 됐다. 그는 정 회장의 둘째사위인 정태영 현대카드 사장, 셋째사위인 신성재 현대하이스코사장 등 현대차그룹 계열사들의 경영을 맡은 동서들과 달리 의사 일에만 전념한 채 조용한 행보를 이어갔다.
선 대표가 본격적으로 세간의 주목을 받기 시작한 것은 2000년 인공관절 전문 개발업체인 코렌텍을 창업하면서부터다. 서울성모병원 정형외과 교수로 일하며 엉덩이 인골관절수술 분야의 권위자 중 한 사람으로 꼽히던 그는 경험을 살려 인공관절의 설계와 생산을 하는 회사를 직접 설립했다.
코렌텍은 최근 들어 실적이 눈에 띄게 개선되고 있다. 설립 이후 약 10년간 막대한 연구개발(R&D) 비용 지출로 적자에 허덕였지만, 2012년에는 16억5700만원의 영업이익을 내면서 흑자로 전환했다. 지난해에도 3분기까지 누적 영업이익 13억6500만원을 기록했다. 코렌텍은 지난해 3월에는 코스닥에 상장됐으며, 현재 국내 인공관절 시장에서 약 23%의 점유율을 기록 중이다.
금융권과 자동차업계 등에서는 코렌텍이 이번에 인수한 인스텍의 3D 프린팅 기술을 기반으로 향후 현대차그룹과 차량부품 생산에서 어떤 시너지를 낼 지에 대해 주목하고 있다. 지금은 현대차그룹의 계열사에서 코렌텍이 제외돼 있지만, 선 대표가 정몽구 회장의 맏사위인만큼 사실상 현대차그룹의 울타리 안에서 긴밀하게 업무협조를 할 가능성이 높다는 이유에서다.
코렌텍은 2005년 현대차의 특수관계인(친인척)인 선 대표와 현대차 계열사인 현대위아(011210)등이 보유한 지분이 30%를 넘어서면서 현대차의 계열사로 편입됐지만, 2009년 지분율이 30% 밑으로 떨어져 다시 계열 분리됐다. 그러나 현대위아는 여전히 코렌텍의 지분을 4% 이상 보유 중이다. 사실상 현대차그룹과의 끈을 계속 유지하고 있는 셈이다.
익명을 요구한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코렌텍은 인공관절이라는 특수분야에만 매진해 매출액이 적은 편이었지만 3D 프린터 시장 진출을 계기로 사업영역을 확대해 성장 속도가 더 빨라질 것”이라며 “현대차그룹과 차량부품이나 차체 생산 등과 관련해 3D 프린팅 기술 업무제휴에 나설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