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그룹의 이번 인사 핵심은 신동빈 회장 측근들이 대거 요직에 기용됐다는 점이다.
그룹 운영실장으로 자리를 옮기는 황각규 사장(59)은 롯데그룹의 인수합병(M&A) 전략을 총괄해온 M&A 전문가다. 이번 인사는 신동빈호(號)의 황태자 ‘황각규’를 다시 한번 입증하는 인사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황각규 사장과 신동빈 회장과의 인연은 1990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신동빈 회장이 1990년 호남석유화학 상무로 후계자 수업을 받을 때 바로 밑의 부장이 황각규 사장이었다.
5년 후 신동빈 회장은 그룹기획조정실 부사장으로 자리를 옮기면서 황각규 사장을 데리고 왔다. 이후 19여년간 황 사장은 롯데그룹의 M&A를 총괄하면서 신동빈 회장을 수행해 왔다. 황 사장은 2007년 대한화재 인수합병을 성사시키는 등 굵직굵직한 M&A를 성공적으로 이끌었다.
이번에 ‘황태자’ 황각규 사장이 승진하면서 대학 후배인 서울대 화학공학과 출신들과의 연결고리도 눈에 띈다. 이번 인사에서 황각규 사장이 맡아온 그룹 M&A 등을 총괄하는 정책본부 국제실장에 서울대 화학공학과 9년 후배인 임병연 그룹 미래전략센터장(상무)이 전무로 승진하며 임명됐기 때문이다.
황 사장 대학 5년 후배인 김영준 롯데상사 대표도 2012년 전무에서 대표로 승진한 바 있다. 서울대 화학공학과를 졸업한 김영준 대표는 LG화학연구원, 현대오일뱅크 전무를 거쳐 머서매니지먼트컨설팅 한국지사 대표로 활동했다. 롯데그룹 컨설팅을 하다 2008년 롯데그룹 정책본부 국제실에 전격 스카우트됐다. 이후 구영훈 전 소장 뒤를 이어 롯데경제경영연구소장 자리에 오른 후 2012년 롯데상사 대표로 선임됐다.
2012년부터 호남석유화학 대표를 맡고 있는 허수영 사장도 서울대 화학공학과 출신이다. 허 사장은 호남석화의 기획·연구·생산담당 전무와 롯데대산유화 대표를 거쳤다.
서울대 화공과 11년 후배인 정경문 이사도 황 사장 직속이었던 정책본부 국제실에서 이사를 맡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