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개발연구원(KDI)이 지난해 아시아 최고의 싱크탱크로 선정됐다.

22일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2013년 글로벌 싱크탱크 랭킹 발표회'에서 KDI의 '중국, 인도, 일본, 한국' 지역 순위는 지난해 3위에서 올해 1위로 올랐다. 전년도 1위였던 중국 사회과학원(CASS)은 4위로 하락했고 일본국제문제연구소(JIIA)는 2위를 유지했다.

특히 아시아 지역 순위에서 한국 싱크탱크가 강세를 보였다. KDI가 1위를 차지했고 대외경제정책연구원은 순위가 4계단 뛰며 5위에 올랐다. 아산정책연구원이 6위였고 자유경제원(16위), 동아시아연구원(18위) 등이 20위 안에 들었다. 세종연구소도 5계단 오른 40위를 차지했다. 이 부문 상위 10위에는 중국 싱크탱크가 4개로 가장 많았고, 이어 한국(3개), 일본(2개), 인도(1개) 순이었다.

톱 싱크탱크에 진입한 연구소 숫자는 전년과 동일하지만 전반적으로 순위가 올랐다. 미국을 제외한 세계 순위에서 KDI는 전년보다 순위가 한 계단 뛴 14위였다. 자유경제원(78위→77위), 동아시아연구원(85위→84위)도 순위가 올랐다. 미국을 포함한 세계 순위 부문에서는 대외경제정책연구원이 순위가 한 계단 뛰며 54위를 차지했다. KDI(58위→55위)와 자유경제원(106위→103위)은 각각 순위가 3계단 올랐다. 지난해 우리나라의 35개 연구소 중에 13 곳이 47개 평가 부문에서 순위권에 들었다.

이번 조사에서 우리나라의 연구소의 생태계는 여전히 취약한 것으로 드러났다. 박인휘 이화여대 국제학부 교수는 "조직운영의 투명성이나 효율적인 거너번스와 관련된 부문에서 상위 순위에 오른 한국 싱크탱크가 없다"며 "특히 환경, 의료 같이 미래 이슈를 주도하는 정책 영역에서 싱크탱크의 역할이 미흡하다"고 꼬집었다.

박 교수는 민간 싱크탱크의 육성도 과제로 꼽았다. 그는 "톱 싱크탱크에 오른 국내 13개 연구소 중 민간 연구소는 자유경제원과 아산정책연구원, 동아시아연구원, 세종연구소, 삼성경제연구소, 산업정책연구소 등 6개에 불과했다"며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민간 연구소의 활동이 더욱 위축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한편 지난해 세계 톱 싱크탱크에는 전년에 이어 미국 브루킹스연구소가 2회 연속으로 선정됐다. 2위는 영국 채텀하우스, 3위는 미국 카네기국제평화재단이 올랐다. 미국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스웨덴 스톡홀름국제평화연구소, 벨기에 브뤼겔, 미국 외교협회(CFR), 미국 랜드연구소, 영국 국제전략문제연구소, 미국 우드로윌슨센터 등이 뒤를 이었다.

이번 조사는 미국 펜실베니아 대학교의 '싱크탱크와 시민사회 프로그램'(TTCSP)이 주관한 것이다. 싱크탱크 관계자와 각계 전문가 1950명이 지난해 8~12월에 걸쳐서 두 차례 투표한 결과다. TTCSP가 지난 2007년부터 매년 발표하는 '글로벌 싱크탱크 랭킹'은 세계적으로 가장 권위있는 세계 연구소 평가로 알려져 있다. 지난해 조사 대상은 세계 6826개 싱크탱크였고 한국에서는 한국개발연구원(KDI) 등 35개 국책·민간 연구소가 평가대상에 올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