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우석 전 서울대 교수. 조선일보DB

세계 3대 학술지로 꼽히는 영국의 네이처가 15일 황우석 전 서울대 교수의 재기 가능성을 타진하는 특집기사를 실어 눈길을 끌고 있다.

황 전 교수는 10년전인 2004년 2월 세계 최초로 인간 배아 줄기세포를 만드는데 성공했다면서 사이언스와 네이처에 잇달아 논문을 게재해 큰 주목을 받았다. 그러나 2006년 이들 논문의 데이터가 조작된 사실이 드러나면서 전세계를 들썩이게 했다.

네이처는 이날 ‘생물복제의 재기 ’라는 제목의 온라인판 특집 기사를 내고 “10년전 배아줄기세포로 세상을 깜짝 놀라게 했지만 지금은 버림받은 황우석 전 교수가 재기할 수 있을까”란 의문을 제기했다.

네이처는 서울 구로구에 자리한 수암생명공학연구원에서 일명 사자개로 불리는 티벳 마스티프와 오스트레일리아 셰퍼드 등 복제개들이 대리모 개들과 함께 뛰어노는 모습과 함께 황 전 교수가 한쪽 수술실에서 파란색 수술복 차림으로 3마리의 복제 강아지들을 분만하는 모습을 극적으로 묘사했다.

네이처는 이어 “8년전 황 전교수가 논문 데이터를 조작한 사건에 휘말려 논문이 철회되면서 역사상 가장 널리 보고된 과학적 사기가 됐고 한국 사회와 과학계에 씻을 수 없는 오명을 남겼다는 평가를 들었다”고 전했다.

네이처는 그러나 “황 교수가 부동의 지지층이 모아준 350만달러를 기반으로 2006년 수암연구소를 연뒤 지금까지 개와 소, 돼지, 코오테 등 300마리의 동물을 복제했다”며 “신약 개발과 알츠하이머 및 당뇨병 치료, 이식수술용 장기 제공, 멸종위기종 복원과 애완동물이 죽어 슬픔에 빠진 애완동물 소유자를 위한 연구에 나서고 있다”고 소개했다.

네이처는 또 황 전 교수가 권위있는 학술지에 여러편의 논문을 냈고 국내외 안팎의 협력자들을 확보하는 한편 정부 기관의 지원을 늘려나가고 있다고 덧붙였다.

네이처는 그러면서 이런 이미지는 2005년 황 교수가 논문조작 논쟁에 휘말리면서 수염을 깎지 않고 병상에 누워있던 모습과는 전혀 연계해 상상하기 힘든 모습이라고 평가했다. 최근 들어 황 전 교수는 논문조작에 관여한 사실은 거의 취급되지 않고 있고 오히려 한국 사회에서 열렬한 옹호자를 확보하고 있다는 것이다.

네이처는 황 전 교수는 과학계의 보편적인 시각에 반발해 여전히 자신이 1번 줄기세포(NT-1)을 비롯해 체세포 복제 인간배아줄기세포주를 수립했다는 주장을 고수한다고 전했다. 또 황 교수의 그런 주장이 이미 법적 인정을 받는데도 성공했다고 전했다.

이번 보도는 황 전 교수가 지난해 12월 외신기자들을 수암생명공학연구원에 초청해 시설을 둘러보게 하고 복제개들을 공개하면서 이뤄졌다고 네이처는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