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료:한국은행

지난 2012년 4분기부터 2013년 3분기까지 1년동안 3조원의 설비투자가 부족하게 이뤄진 것으로 나타났다. 또 기업이 체감하는 투자 여건이 좋지 않아 투자를 확대하려면 이를 개선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기업들은 엔저를 우리 경제의 최대 불안요인으로 꼽았으며 올해 성장률이 지난해와 비슷할 것이라는 응답이 절반에 가까웠다.

현대경제연구원은 15일 발표한 '투자 여건 개선 시급하다' 보고서에서 "우리 경제(GDP)와 국내 설비투자의 장기균형식을 통해 우리 기업의 투자 정도를 살펴본 결과, 2012년 3분기부터 과소투자로 전환됐는데 2012년 4분기부터 2013년 3분기까지 1년 동안의 부족한 과소투자액은 2조9213억원에 이른다"고 밝혔다. 경제성장률(GDP)을 고려했을 때 통상적으로 이뤄져야하는 설비투자 추정 금액보다 3조원 가량 적게 투자됐다는 의미다.

문제는 올해 경기가 회복될 것이라는 전망에도 기업이 느끼는 투자 여건은 여전히 열악해 투자 확대를 낙관할 수 없다는 점이다. 현대경제연구원에 따르면 올해 기업투자여건지수는 66.9로 6개월 전보다 1.3포인트 하락했다. 이는 현대경제연구원이 지난해 12월 국내 10개 업종 중 60개 기업(매출액 순)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한 결과다.

투자여건지수는 기업이 현재 투자여건에 만족하는지, 앞으로 투자여건이 개선될 것으로 보는지 여부를 나타내는 것으로, 100을 넘으면 현재 투자여건에 만족하고 앞으로도 투자 여건이 개선될 것으로 보는 기업이 많다는 의미고 100 미만이면 그 반대다. 투자여건지수는 지난 2011년 이후 계속 하락하고 있다.

현대경제연구원은 "올해도 설비투자 부진이 이어질 경우 과소투자 규모가 확대되고 이로 인해 국내 경기 회복이 지연되고 잠재성장률이 저하될 것"이라며 "정부가 규제를 완화해 적극적으로 기업의 투자 여건을 개선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과도한 경제민주화 정책을 추진하기보다 규제를 완화하고 투자 인센티브를 확대해야 한다"며 "기업이 엔저 등 환율 급변동을 가장 큰 위험요인으로 꼽은 만큼 이에 대한 방안을 마련하는 것이 좋다"고 덧붙였다.

한편 올해 우리나라 경제 성장률이 지난해와 비슷할 것이라는 응답이 절반(48.3%)에 가까웠다. 좋아질 것이라는 답변(38.3%)이 그 다음이었다. 우리 경제의 가장 큰 불안요인으로는 엔저(23.5%)를 꼽았고, 소비 부진(20.0%)과 투자 위축(13.9%), 부동산 경기 침체(10.4%)도 위험 요인으로 봤다. 올해 우리 정부가 중점적으로 추진해야 할 정책으로 내수 활성화(36.8%)와 투자 활성화(28.1%)를 주문했다. 또 절반 이상 기업(68.4%)이 올해 매출 목표가 지난해보다 높다고 응답했고, 78.4% 기업이 전년보다 신규 고용을 확대할 것이라고 답했다. 다만 설비투자를 확대하겠다는 기업은 43.6%에 그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