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 역시 변하지 않을 확고한 꿈을 갖고 살지 않았습니다. 주어진 환경에서 공부를 하며 선택지를 넓혀왔을 뿐입니다.”
하버드 경영대학원 박사, 세계적인 컨설팅 회사 경험. 조동성 서울대 경영학과 교수의 경력을 보면 흔들림없이 탄탄대로를 걸어왔을 것만 같다. 그러나 조 교수의 삶은 여타 다른 사람들과 그리 다르지 않았다.
“지금 꿈이 있다면 실현하기 위해 노력하면 되고, 꿈이 없다면 선택지를 넓힐 수 있도록 공부에 매진하면 됩니다.”
조 교수는 10일 조선비즈 연결지성센터에서 열린 연결지성 포럼 내내 ‘꿈은 어떻게 가져야 하는지’를 청중들에게 되물었다. 그가 제시한 답은 간단했다. ‘일단 행동하라’였다.
그는 “꿈이 확실하다면 그 꿈을 이루기 위해 매진해야 한다”며 “아직 꿈이 뭔지 모르겠다면 공부를 해야한다”고 말했다. 이어 “공부란 꿈을 이룰 잠재력을 기르는 것”이라며 “공부를 하면 할수록 더 젊어지고 건강해지기 때문에 나이에 상관없이 꿈꾸던 것을 이룰 수 있는 능력을 갖추게 된다”고 강조했다.
조 교수는 작년 9월부터는 전국의 대학을 돌며 청년들에게 “꿈을 가지고, 실천하라”는 주제로 강연을 갖고 있다. 다음 달 정년 퇴임을 앞두고 사회적 책임감을 느꼈기 때문이다.
“20년전까지는 꿈을 포기하라는 사회적 압력이 있었습니다. 반대로 지금은 꿈을 가지라는 사회적 압력이 더 큽니다.”
조 교수는 대학 강단에서 수업을 진행하다보니 ‘꿈을 펼칠 기회도 없는데 꿈은 꿔야 하는’ 청년들이 안타까웠다고 말했다. 그는 이런 젊은이들에겐 “부모나 선생님들이 시키는 대로 따라갈 생각만 할 필요는 없다”며 “가끔 그들의 말을 잊어버리고 일단 행동에 나설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꿈을 찾기 위한 좋은 방법은 무엇이냐”는 질문에는 “독서와 여행이 도움이 될 것”이라고 답했다. 그는 “처음에는 봉사라는 생각으로 강연을 시작했지만, 오히려 제가 젊은 학생들과 소통하며 더 많은 것을 배웠다”고 말했다.
아직 갈 길을 정하지 못한 젊은이들에겐 따뜻한 충고도 잊지 않았다. 그는 “미국에서 꿈에 대해 조사했더니 30% 정도가 평생 꿈을 갖지 않고 살아가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꿈을 가지지 못했다고 해서 실패한 인생은 아니니, 꼭 꿈을 가져야만 한다는 강박관념을 가질 필요는 없다”고 덧붙였다.
강연은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다음 연사로 조동성 교수의 제자인 김성민 아이웰콘텐츠 대표가 나섰다. 김 대표는 지난 2007년 취업과 창업의 기로에서 창업을 선택했다. 조 교수의 조언이 결정적이었다. 그는 책읽기와 글쓰기에 대한 관심을 살려 출판업에 뛰어들기로 결심했다.
그렇게 내놓은 첫 작품이 ‘장미와 찔레’다. 긴 안목을 가지고 인생 설계를 해야 한다는 메시지를 담은 자기계발 소설이다. 한철 크고 화려한 꽃을 피우는 '장미'과 늦은 봄부터 가을까지 꾸준히 작은 망울을 터뜨리는 '찔레'를 인생에 비유했다. 김 대표는 지난해 12월 7년 만에 이 책의 속편 ‘장미와 찔레 2’를 내놨다. 조 교수는 두 책에 모두 공동저자로 참여했다.
김 대표는 “2007년 1편을 쓴 이후 7년 동안 달라진 점과 성장한 점을 말하고 싶었다”며 “1편에선 어떤 방향을 선택할 것인가에 대해 이야기했지만, 이번 책에선 방향을 선택한 다음 성취를 이루기까지 험난한 과정을 담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