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는 2007년 애플 아이폰 출시로 빚어진 스마트폰 열풍에 발 빠르게 대응해 최근 5년 새 매출을 배 가까이 늘렸다.

하지만 이건희 회장은 "(노키아를 비롯한) 글로벌 일류 기업이 무너지고 있다. 앞으로 10년 내 삼성을 대표하는 사업과 제품이 대부분 사라질 것"이라면서 '스마트폰 없는 삼성전자 시대'를 대비해야 한다고 연일 강조하고 있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해외 유명 기업 CEO와 접촉을 최근 늘리고 있는 것도 '미래 먹거리' 발굴을 위해서다.

삼성은 또 2010년에 5대 신수종(新樹種) 사업을 선정해놓고 새 성장 동력 발굴과 육성에 필사적으로 나서고 있다. 태양전지·자동차용 전지(電池)·LED(발광다이오드)·바이오 제약·의료기기 등 5대 사업에 2011년부터 2020년까지 10년간 23조원 이상을 투자해 새 먹거리로 키운다는 청사진이다.

그룹 수뇌부의 지원에 힘입어 5대 신사업의 성과는 조금씩 나타나고 있다. 자동차용 전지 사업은 지난해부터 크라이슬러·BMW 등 외국 대형 기업들이 삼성 전지를 탑재한 자동차를 내놓기 시작했다. 지난달 말에는 삼성바이오로직스에 6000억원을 추가 투자하기로 결정하는 등 바이오 제약 투자를 늘리고 있다.

반면 2020년까지 10년 동안 각각 6조원 이상을 투자할 계획인 태양전지와 LED는 기대만큼 실적이 나오지 않고 있다. 삼성 관계자는 "5대 신수종 사업은 차세대 사업인 만큼 당장 괄목할 만한 성과를 기대하지 않았다"면서 "중·장기적으로 꾸준하게 투자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