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는 삼성전자가 8년째 세계 1위를 유지하고 있다. 실적도 좋다. 하지만 최근 글로벌 TV 시장의 경쟁 상황을 보면 안심할 수만은 없다.

삼성전자 고위 관계자는 7일 "TV사업이 지난해 4분기에 매출액·판매량·영업이익 면에서 사상 최대에 근접하는 성과를 냈다"고 말했다.

하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내용은 달라진다. 삼성전자가 취약한 제품군(群)이 TV 시장의 핵심으로 떠오르고 있다. 바로 UHD(초고화질) TV다. 세계 TV 시장 주류는 UHD (초고화질) TV로 급속히 이동 중이다. 전문 시장 조사 업체들은 올해 세계 UHD TV 시장이 지난해보다 5배 이상 커질 것이라는 전망이다. 하지만 삼성전자는 이 부문 세계 4위(지난해 3분기)다. 일본 소니가 1위이고 중국의 스카이워스·TCL이 쫓고 있다.

소니는 삼성전자에 내줬던 TV 1위 자리를 UHD TV로 되찾기 위해 벼르고 있다. 소니는 세계 최대 IT·가전 전시회인 CES 개막을 하루 앞둔 6일(현지 시각) 65·85인치짜리 UHD TV 신제품을 공개했다.

UHD TV가 제 구실을 하려면 화면 해상도만 높이면 되는 것이 아니라 콘텐츠도 활성화돼야 한다. 제조사가 TV만 만들면 되는 것이 아니라 그 TV로 볼 UHD 영상도 있어야 한다는 뜻이다. 소니는 UHD 영상을 촬영할 수 있는 카메라를 이미 출시했고, 영화 제작·배급사인 소니픽처스를 거느리고 있어 UHD 영상 콘텐츠 활성화를 주도하기에 유리한 고지를 점하고 있다.

중국 업체들은 삼성전자보다 상대적으로 크기가 작고 저렴한 제품을 앞세운다. 대형·고가 제품이 많은 삼성전자와 달리 보급형 제품을 앞세워 시장점유율을 확대하는 전략이다. 삼성전자 윤부근 CE(가전)부문 사장은 이날 라스베이거스에서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UHD는 다른 업체에 비해 시장 진입이 늦었다"고 했다. 물론 삼성전자가 늦게 출발하긴 했지만 1위 업체답게 제품 경쟁력과 기술력이 뛰어난 만큼 향후 시장 확대에 기대를 걸 만하다는 분석이다. 이번 CES에서 삼성전자는 세계 최대인 110인치 UHD TV를 들고 나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