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의 청년 고용률이 지난해 기준 40.4%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 50.9%를 크게 밑돌고 있는 이유에 대한 분석이 나왔다. 우리나라는 대학진학률이 80%를 넘을 정도로 고학력화에 과잉투자가 되고 있으며, 이 때문에 직장이 없고 교육이나 훈련도 받지 않고 있는 NEET(Not in Employment, Education or Training)이 양산되고 있다는 것이다.

한국은행 조사총괄팀 나승호 차장 등 4명은 10일 발표한 '청년층 고용 현황 및 시사점' 보고서에서 대졸 이상 고학력자들이 임금 등 근무여건이 양호한 1차 시장만을 선호함에 따라 취업준비, 진학준비, 휴학 등 상태에 있는 사람이 많아져서 청년 고용률이 크게 떨어졌다고 지적했다.

나 차장 등은 이번 보고서에서 청년 고용문제에 대해 실업률보다는 고용률로 접근했다. 15세 이상 인구는 경제활동인구와 비경제활동인구(학생, 주부, 장기간 구직포기자)로 나뉘고, 경제활동인구는 취업자와 실업자(취업의사가 있는데 직장을 구하지 못한 사람)로 구성된다. 실업률은 실업자를 경제활동인구로 나눈 것이며, 고용률은 취업자를 15세 이상 인구로 나눈 것이다.

우리나라의 청년층 실업률은 7.5%로 OECD 평균 13.4%와 비교하면 오히려 양호하다. 그러나 고용률은 OECD 평균보다 10%포인트나 낮다. 우리나라 청년층 고용률은 2005~2012년 기간에 44.9%에서 40.4%로 4.5%포인트 하락했는데 이는 1997년 외환위기 이후 하락폭(4.7%포인트)과 비슷한 수준이다.

이같은 고용률 하락은 실업률 때문이 아니라 경제활동참가율이 하락한 영향이다. 경제활동참가율을 결정하는 청년층 비경제활동인구는 2005~2012년중 28만명 증가했는데 이는 같은 기간 청년층 인구가 40만명 감소했다는 점을 고려하면 매우 이례적인 것이다. 청년층 비경제활동인구를 세분해 보면 고졸이하 정규교육기관 통학(대학 재학생 포함)이 43만명 늘었고, 대졸 이상 NEET(일하지 않고 교육, 훈련을 받지 않고 있는 사람)가 7만명, 고졸이하 NEET가 6만명 증가했다. 특히 대학 재학생이 급증한 것은 대학진학률이 1990년대 초반 40%에 미치지 못했으나 2004~2009년중에는 80%를 웃돌고 있는 점을 반영한 것이다.

나 차장 등은 노동시장이 임금 등 근무여건이 양호한 1차 시장과 열악한 2차 시장으로 나뉜 이중노동시장 구조를 나타내 청년층은 1차 시장 진입을 위해 학력수준을 높이거나 자발적으로 미취업 상태에 머물러 있는 경향이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교육년수의 증가는 기대임금과 1차 시장에 취업할 확률 모두에 대해 긍정적 영향을 미쳐 청년층 고학력화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쳤다.

나 차장은 "인적자본에 과잉투자가 되고 있어 고학력화 현상이 경제와 고용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고 있다"며 "의료, 교육, 관광 등 고부가가치 서비스업 규제 완화, 신성장동력 산업 육성 등 산업구조 측면 대책과 함께 비정규직 등 2차 노동시장 취업자 처우 개선, 2차 노동시장에서 1차 노동시장으로의 진입 방해요소 제거 등 노동시장의 이중구조를 완화시치는 정책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그는 "단기적으로는 청년층에 대한 근로소득장려세제(EITC)를 도입하면 청년층 고용률을 1~2%포인트 상승시키는 것으로 분석된다"고 밝혔다.

근본적인 대책으로 고학력화에 대한 과잉투자를 줄이는 방안에 대해서는 "인위적으로 대학을 크게 줄이기 힘들고 강제로 대학을 못 가게 할 수는 없기 때문에 현실적인 대책이 어렵지만 대체적으로 (대학진학률을 낮추는 등의) 그런 방향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한편, 노동패널자료를 통해 NEET 결정요인을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본인의 학력이 높을 수록 NEET가 될 확률이 높은 반면 아버지의 학력이 높을 수록 NEET가 될 확률이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본인이 대졸이상 졸업자일 경우 NEET가 될 확률이 중졸이하, 고졸, 전문대졸보다 각각 6.2%포인트, 4.7%포인트, 2%포인트 더 높았다. 이와는 반대로 아버지가 저학력 일수록, 고용형태가 불완전할 수록, 가구소득이 적을수록 NEET가 될 확률이 높았다. 부친의 교육 및 직업, 직위가 세대간 세습된다는 '빈곤의 세습'에 의한 결과다.